제주 환경단체, 습지 훼손 와흘리 저류지 건설계획 중단 촉구

제주시 "습지로 지정되거나 개발 제한 있는 곳 아냐…검토 중"

제주시가 조천읍 와흘리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저류지 조성 부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시는 습지를 훼손하는 저류지 건설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제주시는 조천읍 와흘리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저류지 건설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며 "문제는 제주시가 저류지로 조성하려는 부지가 전형적인 제주지역 자연습지란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현장 확인 결과 해당 부지는 제주지역 자연습지의 특성처럼 암반 지대 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습지 지역 일부에 토사가 덮어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나머지 지역은 수생식물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복원사업을 진행한다면 예전의 모습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주민 얘기에 따르면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이곳에 서식·산란을 한다고 했다"며 "실제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이동 중에 시설물에 갇힌 맹꽁이를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 "제주시는 지금이라도 습지를 파괴해 저류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습지 복원사업을 진행하라"며 "또 이번 기회를 통해 무분별하게 조성되는 저류지 공사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과 효과성을 검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저류지 설계를 위한 지반 조사용 시추 장비를 투입한 상태"라며 "해당 부지에 조성하기로 계획은 세웠지만, 마을 주민 간 찬반 의견이 갈려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이 고여 있어 습지처럼 보일 순 있으나 해당 부지는 습지로 지정되거나 개발행위 제한이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