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으로 날씨·안전 상황 안내하고 CCTV로 확인

2014년 1월 한라산 둘레길을 걷던 여성 2명이 길을 잃고 고립됐다는 신고가 소방본부에 들어왔다.

당시 산간 둘레길에 갑작스럽게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이들 여성 2명이 방향을 잃고 고립됐다.

다행히 실종 2시간 만에 소방당국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27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여간(2019~2022년 5월) 246건의 길 잃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한라산 둘레길을 탐방하다가 난 길 잃음 사고가 58건으로, 전체 길 잃음 사고 4건 중 1건이 둘레길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라산 둘레길은 산림의 역사와 문화, 생태가 어우러진 명품 숲길로 알려지면서 지난해에만 8만1천여 명이 탐방객들이 방문해 산림휴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집중호우나 폭설 등으로 숲 지대에서 길을 잃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안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둘레길 구간 중 폭우가 내릴 때 범람 위험이 있는 하천과 길 잃음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한라산 둘레길 내 11곳에 안전사고 예방사항을 고지하는 재난안전 예·경보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에는 방송 스피커가 내장돼 있어 탐방객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날씨 상황 및 안전 사항과 정해진 탐방로를 이탈하지 말라는 등의 탐방객 준수사항을 알려준다.

여기에 폐쇄회로(CC)TV를 통해 탐방객의 동선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문익 제주도 산림휴양팀장은 "한라산 둘레길에서 실종 사고가 나면 CCTV 녹화 화면을 통해 실종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 실종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되고 범죄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름철 예측할 수 없는 집중호우 시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했다.

도는 이달 시범운영을 거쳐 다음 달부터 재난안전 예·경보시스템을 정상 운영할 계획이다.

해발 600∼800m에 자리 잡은 한라산 둘레길은 국유림 일대를 둘러싼 과거 일제 강점기 병참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 등 임산물 운반로를 활용해 201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체 구간 80㎞ 중 60.8㎞ 구간이 탐방로로 조성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