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는 흰 장미 들고 애도의 눈물…미군 전사자 4만3천808명 이름 새겨져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곳""내 손자·증손자도 방문하길"
어떤 슬픔은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당면한 구체성 앞에 선연한 고통은 생경하다.
모든 슬픔에 개별자의 이름이 붙어야 하는 이유다.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4만3천808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전쟁 기념공원에서 공개됐다.
공식 기념식은 27일이지만 이날은 유가족 500여 명을 대상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잊혀진 영웅들의 이름이 먼저 선보였다.
행사를 찾은 유가족들은 어쩌면 만나 보지도 못한 채 떠나보낸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손으로 더듬으며 짙은 애도를 표했다.
손에는 하얀 장미꽃이 들린 채였다.
일부는 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곳에 종이를 대고 연필로 탁본을 뜨며 이 순간을 기록했다.
외삼촌 로버트의 이름을 찾아 행사장을 찾은 스티브 프롤리히(71)씨는 "베트남전 기념 공원에는 모든 참전자의 이름이 적혀있다"며 "이제 한국전쟁 기념공원에도 모두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이 마련됐다.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곳"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1931년생인 프롤리히씨의 외삼촌은 1930년생이라고 나이를 속이고 자원입대해 1950년 한국전쟁에 참여했다.
전투 도중 실종된 그의 유해는 유전자 감식을 거쳐 2009년에야 가족들의 품에 돌아왔다.
프롤리히씨는 "외삼촌이 가족 품에 돌아오기까지 59년이 걸렸다"며 "나의 어머니와 삼촌은 모두 7형제인 집안의 여섯째와 다섯째였다.
어머니는 삼촌의 이름을 따 형의 이름도 로버트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 벤쿠버시 시장인 앤 매커너니(68)씨는 행사를 한시간여 남겨놓고 기념공원을 찾았다.
삼촌 찰스 다니엘 매커너니의 이름 앞에선 그녀는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감동적이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매커너니 시장은 "삼촌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21세의 나이에 참전했다"며 "그는 다른 세상을 만들고 싶어했다"고 사연을 전했다.
그는 "남북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며 "70년간 전쟁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한국 정부의 공포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추모의 벽이 만들어지기를 오래도록 고대했다"며 "너무 기쁘다.
숨이 멎을 만큼 감동적"이라며 마지막까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행사에는 휠체어를 탄 노병부터 20대의 젊은이까지 세대를 초월한 이들이 모여 슬픔과 애도를 나눴다.
22세인 세레나 카마차 휴마나스는 남자친구와 함께 큰삼촌 토머스 만토야의 이름을 찾고 있었다.
휴마나스는 "아버지와 함께 추모공원에 자주 왔었고, 이제는 내 손자와 내 증손자가 이곳에 와서 큰삼촌의 이름을 찾고 그를 기억하기를 바란다"며 "추모의 벽은 매우 중요한 기념물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와서 그를 추모하고 기릴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소중한 일"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완공을 축하했다.
한국전쟁 이후 70여 년이 흘러버린 세월 탓에 행사를 찾은 유가족 중에서 직계 가족은 많지 않았다.
일부는 어머니가 마지막까지 추모의 벽 건립을 기다리다 숨을 거뒀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흐린 하늘이 간간이 비를 뿌리는 와중 진행됐다.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존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은 기념식에서 "오늘 처음으로 여러분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공개한다"며 "여러분은 큰 희생을 했고, 사랑하는 사람이 여러분과 함께 늙어 갈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며 한 명 한 명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포화 속으로 뛰어든 영웅들의 헌신을 잊지 않고 있다"며 "그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4만3천808명의 이름을 새겨 '추모의 벽'을 건립했다"고 말했다.
조태용 주미한국대사는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리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가족들의 희생 덕분에 한국은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을 이뤘다"며 이들의 희생에 고개를 숙였다.
원유 수요에 대한 악화 전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갈등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13달러(1.67%) 떨어진 배럴당 66.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07달러(1.51%) 내려앉은 배럴당 69.88달러에 마무리됐다.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겨냥해 관세를 더 높이겠다며 엄포를 놓자 유가 약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소셜미디어에 "EU는 미국을 이용하려는 유일한 목적으로 설립됐고 위스키에 50%의 끔찍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 관세가 즉시 철폐되지 않으면 미국은 곧 프랑스와 기타 EU 국가에서 나오는 모든 와인, 샴페인 및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포오일어쏘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대표는 "관세는 분명 올해 원유 수요 성장에 대한 시장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결국 관세와 보복 관세가 소비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월간 보고서도 투심을 악화시켰다. IEA는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미국과 다른 여러 국가 간의 무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우리가 석유 수요를 예측할 때 근거로 쓰이는 거시경제적 조건이 지난달 악화했다"며 "석유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 및 올해 1분기의 원유 수요 증가 예상치도 하루 120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여자'로 불리던 한 모델이 공항에서 40분간 붙잡히는 일이 발생했다. 여권 사진과 실제 얼굴이 너무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최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브라질 출신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자나이나 프라제레스(35)는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공항에서 심문을 받았다.프라제레스는 "입국 심사관들이 내 사진을 보고 혼란스러워했다"며 "본인 확인을 위해 40분 동안 붙잡혀 심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상파울루 국제공항의 직원들은 프라제레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고, 그녀의 사진을 다른 사진과 비교하기도 했다고 한다.그의 여권 사진은 그가 성형하기 전 찍은 것이었다. 사진 속 모습은 현재와 달리 어두운 머리색에 코가 더 넓고 광대가 더 두드러졌다. 옅은 화장을 한 것도 차이점이었다.프라제레스는 "언젠가는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공항에서 제지당하니 충격적"이라며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붙잡혀 있는 것은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전했다.이 일을 겪은 후 그는 즉시 여권을 갱신했다고 한다. 프라제레스는 "다시는 이런 불편을 겪고 싶지 않다"며 "도착하자마자 새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알아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완벽함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덧붙였다.프라제레스는 과거 '플레이보이 노르웨이'에서 '완벽한 여성'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안면 윤곽, 코 성형, 가슴 확대 등 총 20차례에 걸쳐 약 98만달러(약 14억원)를 들여 성형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외신 보도에서는 그가 엉덩이 탄력과 볼륨감을 유지하기 위해 매달 1만 파운드(한화
폐렴으로 즉위 이래 최장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병상에서 조촐하게 즉위 12주년을 기념했다.교황청 공보실은 13일(현지시간) 저녁 언론 공지에서 "교황이 의료진과 함께 케이크와 촛불로 즉위 12주년을 축하했다"고 밝혔다.교황청은 공식 성명을 통해 교황의 즉위 12주년을 축하하며 "희년을 맞아 교황의 평화와 형제애의 메시지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AFP 통신은 "교황이 최소한 케이크를 먹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정확히 12년 전인 2013년 이날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를 통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교황 선출 기념일은 별다른 공식 행사 없이 내부적으로 조용히 기념한다. 특히 올해는 교황의 입원으로 더욱 조용히 지나갔다.교황은 지난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양쪽 폐에 발생한 폐렴 치료받고 있다. 이 기간 4차례 호흡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았으나, 최근에는 눈에 띄게 병세가 호전됐다. 지난 10일 교황청은 "교황의 병세가 더는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공지했다.다만 교황의 퇴원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가 퇴원해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88세라는 고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이전과 같이 왕성한 활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그가 스스로 사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교황은 2023년 2월 콩고민주공화국 방문 때 "교황직은 죽을 때까지 하는 종신의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생전에 은퇴할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하지만 교황은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