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람페두사 또 이주민 위기…사흘새 1천870여명 상륙
서울 여의도의 5배 크기인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사흘새 2천 명에 가까운 아프리카·중동 이주민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3∼25일(현지시간) 사흘간 지중해를 건너 람페두사섬에 발을 디딘 아프리카·중동 이주민 수는 1천870명이 넘는다.

상당수는 튀니지·리비아 등에서 낡은 고무보트에 의지해 스스로 바다를 건넜으며, 일부는 조난해 표류하다 국제구호단체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의 도움을 받아 섬에 다다랐다.

대부분 이집트, 튀니지,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모로코,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 출신의 이주민들이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측은 바다에서 미처 뭍에 이르지 못한 이주민 시신 5구를 수습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수의 이주민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람페두사섬을 관할하는 시칠리아주(州)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섬 내 임시 수용시설의 정원은 350명에 불과하다.

주 당국은 일부 이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조속히 분산 배치하고자 행정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과밀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넬로 무수메치 시칠리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지중해가 절망에 빠진 이들의 가장 큰 묘지가 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대책을 촉구했다.

주민 수 5천여 명 규모의 람페두사섬은 아프리카 대륙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중동 이주민의 관문으로 통한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유입된 아프리카·중동 이주민 수는 3만4천여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2만5천500여 명) 대비 33%가량 증가했다.

작년 한 해 집계된 규모는 6만7천 명 이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