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요양 병원·시설 등서도 수화기 붙잡고 안타까운 눈물만
또다시 유리벽 사이 눈물의 상봉…한달만에 비접촉 면회 전환
부모와 자식은 서로에게 내민 손을 맞잡을 수 없었다.

요양병원 면회실에는 1년 만에 다시 유리 벽이 세워졌고, 환자와 가족들은 투명한 벽을 사이에 두고 눈시울을 붉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요양병원·시설 등 대면 면회가 25일부터 중단되고 비접촉 면회만 가능해졌다.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도 광주·전남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비대면 면회로 전환했다.

병원 측은 그동안 대면 면회를 진행하던 장소를 허물고 건물 1층 안팎에 각각 책상과 의자, 수화기를 놓아 급하게 '비대면 면회' 장소를 만들었다.

아버지를 이 병원에 입원시킨 신모(66)씨는 아들, 손주 등 8명과 함께 이날 병원을 찾았다.

휠체어를 타고 면회 장소로 내려온 아버지(88)는 아들, 손주, 증손주들의 얼굴을 하나씩 확인하고는 어두운 얼굴에 화색을 띠었다.

유리 벽을 사이에 두고 만난 가족들은 수화기를 번갈아들며 한층 높은 목소리로 안부를 나눴다.

오랜만에 만나는 할아버지를 향해 증손주들은 손을 뻗었지만, 유리 벽에 가로막혀 내민 손은 서로 맞잡을 수 없었다.

말기 암 판정을 받고 지난해 11월부터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신 뒤, 신씨 가족들은 매주 면회를 왔다.

그러나 아들 신씨의 발걸음은 오늘만은 더 무거웠다.

최근 건강이 악화한 아버지도 가족들을 직접 만날 수 없고, 당분간 이런 만남이 이어질 것이 예상되는 탓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지난 6월부터 재개된 대면 면회가 한 달여 만에 다시 비접촉 면회로 전환되면서 가족들의 마음은 다시 착잡해져 갔다.

아들 신씨는 가족들이 일어선 이후에도 끝까지 수화기를 붙잡고 "아버지 또 올 테니까 건강히 있으셔요.

또 올게요"라며 아버지를 달랬다.

또다시 유리벽 사이 눈물의 상봉…한달만에 비접촉 면회 전환
다른 가족들도 "잘 계셔요", "들어가세요"라는 인사만 여러 차례 반복한 채 아쉬움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어렵게 되돌려 면회실을 나오며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신씨는 "평소 같으면 손이라도 잡고 안마라도 해드리고 나올 텐데 수화기를 들고 만나니 아쉽다"며 "언제나 아버지 손을 다시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아버지는 휠체어를 탄 채 병실로 올라가며 가족들이 떠난 면회실을 하염없이 바라만 봤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급속도로 진행되자 정부는 이날부터 요양병원·시설, 정신병원·시설의 접촉 면회를 다시 중단시키고, 비대면 면회만 허용했다.

코로나19에 중단된 대면 면회가 지난 6월에 재개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중단된 것이다.

고령층이 많고 집단감염 사례가 빈번한 시설 입소자·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지만, 가족을 직접 만날 수 없는 가족들의 걱정과 아쉬움은 쌓여만 갔다.

병원 관계자는 "입원한 가족들을 직접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에 면회 온 가족들 대부분이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한다"며 "병원에서는 방역 대책을 철저히 해 코로나19 병원 내 확산을 막는 것이 환자와 가족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으로 생각해 최선을 다해 방역 대책을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