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풍토기·위선환 시집
[신간]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김용택 지음.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이 생의 시작인 0세부터 100년을 사는 동안 삶의 순간들을 표현하기 적합하다고 본 국내외 시 101편을 추려 소개한 책이다.

중간중간 자기 생각이 담긴 짧은 글도 추가했다.

책은 나이와 시구절을 연결해 인생의 어느 시간에 마주하게 될 삶의 진짜 모습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7세엔 따라 하고 싶은 게 많고, 29세엔 하루에도 백 번이나 꽃처럼 많은 생각이 피어난다.

35세엔 서운하거나 억울한 일로 등 돌린 채 울기도 하고, 61세엔 어떤 일이든 웃어넘기게 된다.

시인의 시 '처음은 다 환했다'(0세)에서 시작해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잃은 것과 얻은 것'(100세)까지 시인이 소개한 여러 시를 감상하다 보면 모든 순간이 잘 지은 한 편의 시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시인은 평소 '시인이 생각하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삶이 쌓이면 저절로 시가 돼 나온다.

즉 인생은 시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열 일곱 살이라고 해서 인생을 모르는 게 아니며, 예순 살이라고 해서 인생을 다 아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며 우리 모두 하루하루의 삶을 묵묵히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테라코타. 216쪽. 1만6천원.
[신간]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일본풍토기 = 김시종 지음. 곽형덕 옮김.
재일교포 시인 김시종이 1957년 펴낸 두 번째 시집 '일본풍토기'와 미간행시집 '일본풍토기 Ⅱ'를 합친 시집이다.

한림대 일본학연구소가 기획하고, 연구소 사업에 일반연구원으로 참여 중인 곽형덕이 번역했다.

시인은 일본에서 산다는 것과 관련해 "재일 동포는 재일을 우연한 것으로 치부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일본의 풍토를 적는다는 과장된 자세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재일조선인의 눈에 보이는 사회, 문화, 역사를 일본이라는 하나의 덩어리로 파악하는 것이 그 풍토 속에 있는 재일조선인의 삶의 모습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시인의 입장이다.

또 식민지 조선에서 일본을 수용한 자신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대상화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곽형덕은 옮긴이 후기에서 "'지평선'(1955), '일본풍토기'(1957), '장편시집 니이가타'(1970) 등 김시종 시인의 초기 삼부작 번역에 마침표를 찍는다"며 "유실됐던 '일본풍토기 Ⅱ' 원고 노트가 시인의 자택에서 발견돼 한국어판 '일본풍토기'가 두 권의 시집을 합친 형태의 완전판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소명출판. 338쪽. 2만1천원.
[신간] 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위선환 시집 = 위선환 지음.
갈수록 서정시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시인 위선환이 3년 만에 펴낸 시집이다.

'순례의 해', '대지의 노래', '시편' 등 세 권의 신작 시집을 한 책으로 묶어 간행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탁월한 시적 감각과 깊은 사유로 확보된 '서정적 전위성'을 보여주면서 '사유가 있는 큰 시'를 담아냈다.

1960년 등단한 시인은 1970년부터 30년간 시를 쓰지 않았다.

1999년 다시 시를 쓰면서 현대시작품상, 현대시학작품상을 받았다.

직전 시집 '시작하는 빛'으로 2019년 이상화 시인상을 받았다.

이번 시집 해설을 쓴 조강석 문학평론가는 "자신을 거듭 비우면서 동시에 세계가 기우는 것을 감당하는 언어가 있다"며 "이 시집에서 틀림없이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상상인. 318쪽. 1만5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