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로 인해 최근 5년 사이 남해안 양식장에 피해를 주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의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지속 기간은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첫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5월 30일 여수 가막만과 통영 북신만에서 발견된 이후 남해 연안으로 점점 확장되고 있다.
현재는 고성만, 자란만, 진해만 등에서도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관찰된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바다 저층에 용존산소가 3㎎/L 이하인 수역이 생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여름철 바다 표면이 달궈지면서 바다 저층과 밀도차가 발생해 바닷물이 위아래로 잘 섞이지 못하는데, 산소가 상층부에서 저층부로 가지 못하면서 저층의 용존산소가 낮아지는 현상이 생긴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양식장을 덮치게 되면 어패류들의 호흡이 어려워져 대규모 폐사 등 피해가 일어난다.
수과원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산소부족 물 덩어리 발생 시기가 그전보다 빨라지고 지속 기간도 평균 10일 정도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통영 북신만의 경우 지난해보다 11일 빨리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된다.
수과원은 최근 기후 변화로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길게 지속되면서 이런 현상이 생겨난 것으로 분석한다.
수과원 관계자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남해 연안에서 5월 말∼6월 초에 발생해 9월 말∼10월 초 소멸하는데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지속 기간도 더 길어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올해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가장 먼저 발생한 통영 북신만의 경우 해역 폭이 다른 내만보다 좁아 물의 쉽게 정체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더 잘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수과원은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산소부족 물 덩어리 발생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남해안 주요 내만에 설치된 관측기기로 들어오는 수온, 염분, 용존산소 정보를 활용해 발생 시기를 예측하는데, 현재 예측 정확도는 70% 수준으로 알려진다.
수과원은 예측 정확도를 85%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과원 측은 "예측 기술의 정확도를 높여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양식장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