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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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구상하는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이른바 '칩4'(미국·한국·대만·일본)와 관련해 중국의 한국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사설에서 "한국은 미국의 위협에 맞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글로벌타임스가 논평 격인 'GT 보이스'를 통해 "만약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임은 분명하다"고 주장한 데 이어 견제를 이어간 것이다.

사설은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 1280억 달러 가운데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렇게 큰 시장과 단절하는 것은 상업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최대 시장이자 전 세계 최대 시장"이라면서 "미국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은 '한미 기술동맹을 강화하겠느냐'가 아니라 '미국의 지정학 정치의 광풍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내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또 칩4 동맹 가입으로 한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면서 글로벌 허브 국가라는 전략적 목표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에 '노'라고 말할 용기가 있는지는 "한국의 실질적 이익에 대한 문제이자 독립성과 자주성을 검증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칩4 동참 여부에 대해 8월 말까지 답을 달라고 한국에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세계 경제가 깊이 서로 융합된 상황에서 미국 측의 이런 행태는 흐름을 거스르는 것으로, 민심을 얻지 못하며, 결국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