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맞아도 이닝은 채우는 이의리…KIA 가을 야구의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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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 후 4월 한 달간 부진을 거듭하며 8위까지 추락했던 KIA는 5월 투타 양면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3위까지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션 놀린과 로니 윌리엄스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 속에서도 양현종과 이의리, 임기영, 한승혁으로 이어지는 국내파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버텨주면서 분위기 반전이 가능했다.
4월 한 달간 4승 9패로 부진했던 KIA 선발진은 5월 10승 5패를 거두며 KIA의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6월 이후 양현종을 제외한 선발진이 동반 부진을 거듭하면서 KIA 상승세도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6월 한 달간 KIA 선발진은 리그 최하위인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하며 6승 11패의 성적을 거뒀다.
7월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KIA 선발진은 5.1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9경기에서 2승 4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챙겼다.
무너진 선발 마운드는 그대로 팀 성적으로 이어졌다.
굳건하게 3위를 지키던 KIA는 6월 4위까지 떨어지더니 7월 3일 5위로 추락한 뒤 그대로 전반기를 마쳤다.

4월 3.24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던 이의리는 5월 반전 활약으로 KIA의 상승세를 주역이 됐다.
5월 한 달간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9이닝을 던져 2.79의 평균자책점으로 3승 1패의 성적을 거뒀다.
KIA 선발진이 5월에 거둔 10승 중 3승을 이의리 혼자서 일궈낸 것이다.
특히 5월 5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선 8이닝 동안 무자책점(1실점)으로 활약해 시즌 첫 승을 따내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의리는 6월 10일 다시 만난 키움과의 경기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뒤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의리는 6월 평균자책점이 6.51까지 치솟으면서 결국 1승 3패로 5월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7월에도 한 차례 구원 등판을 포함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0(1승 1패)을 기록하며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시즌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4경기를 제외한 13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졌다.
상대 팀 타순이 한 바퀴 돈 3회 이후 갑작스러운 제구력 난조로 대량 실점을 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지만, 실점 이후에도 구위 하락 없이 2∼3이닝을 더 던지며 팀 투수력 소진을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 3일 선두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이의리의 이런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났다.
2회까지 27개의 공을 던져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의리는 3회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서 홈런 1개와 안타 2개를 내주며 3실점을 했다.
하지만 이의리는 실점 이후 오히려 더 완벽한 모습을 선보였다.
최지훈과 최정 등 SSG 중심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3회를 마무리한 뒤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비록 KIA 타자들이 2점을 추격하는 데 그쳐 이의리가 패전을 떠안았지만, 대량 실점 이후에도 6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텨준 이의리 덕분에 KIA는 불펜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의리는 6월 28일 키움과의 경기에서도 5회 4실점을 하고도 6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2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며 선발 투수의 소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6월 3일 kt wiz전에서는 5회까지 5실점으로 하고도 7회까지 마운드에서 물러나지 않는 강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거듭된 부진 속에서도 선발 투수로서 꾸준히 이닝을 책임지고 있는 이의리가 뜨거웠던 5월의 모습으로 돌아가 KIA의 가을 야구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