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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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의 정도를 매기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올해 ‘젠더(성)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이 전체 146개국 중 99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WEF가 내놓은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0.689로 조사 대상국들 중 중위권 이하에 해당했다. 젠더 격차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양성평등이 잘 이뤄져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한국의 지수는 2019년 말 108위에서 올해 10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등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제적인 기준에 비춰보면 열악한 수준이다.

한국은 올해 경제 참여·기회(0.592)와 교육 성취(0.976)에서 각각 115위, 97위를 기록했다. 보건(0.976)은 52위, 정치권력 분배(0.212)는 72위였다. 경제 참여·기회에서 한국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53.39%로 90위에 그쳤다.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남녀의 임금평등지수는 0.603으로 세계 98위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젠더 격차가 가장 작은 나라는 아이슬란드(0.908)로, 13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핀란드(0.860), 노르웨이(0.845), 뉴질랜드(0.841) 등이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들 중에서는 르완다(0.811)와 니카라과(0.810), 나미비아(0.807) 등이 10위권 내였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양성평등 수준은 다른 지역에 비해 대체로 낮았으나, 한국은 이 지역 19개 국가 중에서도 평균 이하(12위)였다.

베트남(0.705·83위)과 캄보디아(0.690·98위) 등은 한국보다 양성평등 수준이 높았다. 중국(0.682·102위)과 일본(0.650·116위)은 한국보다 더 낮았다.

WEF는 현재와 같은 젠더 격차를 고려할 때 여성이 경제와 교육, 건강, 정치권력 등 분야에서 남성과 동일한 기회를 얻는 데까지 13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의 136년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2019년에는 이 기간이 100년을 밑돌았던 점에 비춰 보면 다시 격차 해소에 드는 기간이 늘어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소매, 여행, 관광 등 분야에서 여성 고용이 크게 타격을 받은 점이 이런 상황을 유발한 것으로 WEF는 결론내렸다.

WEF는 2006년부터 경제 참여·기회, 교육 성과, 보건, 정치권력 등 4개 부문에서 국가별 성별 격차를 수치화해 매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