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빈니차 폭격에 한달반만에 다시 '보안 경보' 발령
"어디든 러 표적"…요격되는 미사일·드론 파편에도 주의보
우크라 안전지대 없다…미, 자국민에 "당장 출국하라" 재경고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이 다시 한번 자국민에게 즉각 우크라이나 출국을 촉구했다.

러시아군의 중서부 도시 빈니차 폭격으로 위험성이 더 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키이우 주재 미국대사관은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보안 경보-미사일 위협 경계'에서 "우크라이나의 미국 시민은 안전이 확보됐다고 판단하는 즉시 민간 교통수단을 활용, 현지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대사관은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모임이나 행사는 피하라"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어느 지역이든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대사관의 보안 경보에는 '폭발음' 발생 시 행동 요령도 포함됐다.

근처에서 폭발음이 발생하거나 사이렌이 들리면 즉각 몸을 피하라는 내용이다.

이 요령에 따르면 건물에 있을 때는 최하층으로 대피해야 하고, 되도록 외부로 향하는 창문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

실외에서 폭발음을 들었다면 최대한 견고한 구조물 근처에 몸을 숨기고, 이런 구조물이 없다면 바닥에 엎드려서 머리를 손으로 가려야 한다.

또한 미사일이나 드론이 공중에서 요격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떨어지는 파편이 매우 위험해 주의해야 한다.

우크라 안전지대 없다…미, 자국민에 "당장 출국하라" 재경고
AP통신은 빈니차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날 미 대사관이 보안 경보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 오전 흑해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 수 기를 발사, 빈니차 도심을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한 민간인 23명이 숨지고 39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도 100여명 발생했다.

중서부 도시 빈니차는 전쟁 전 인구가 37만 명에 이르던 대도시다.

현재 러시아군이 공세를 집중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떨어져 있어 비교적 안전한 도시였다.

빈니차에는 돈바스 지역 출신 피란민도 다수 거주 중이다.

미 대사관이 홈페이지에서 공식 보안경보를 발령한 것은 5월 28일 이후 47일 만이다.

당시에도 대사관은 자국민이 즉각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당시엔 하루 전 미국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포함한 장거리 첨단 로켓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방침이라는 CNN의 보도가 나와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하던 때였다.

크렘린궁의 시각을 자주 반영하는 러시아 국영방송 진행자는 당시 러시아의 인기 프로그램에서 "(지원이 성사된다면) 분명히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고강도 대응을 끌어내는 이런 도발 행위들을 분명히 기록해둘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 안전지대 없다…미, 자국민에 "당장 출국하라" 재경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