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 요구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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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난 5일 류허 중국 부총리와의 화상 회담에서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제 설정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중국 측이 이를 들었고 미국과 추가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기존 혹은 계획된 서방의 제재에 더해 유가 상한제를 통해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을 추가로 제한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의 지지를 규합하고 있다"며 "이는 더 많은 원유가 글로벌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4일 러시아를 언급하지는 않은 채 "미국 측이 지난주 회담에서 특정 국가의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설정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소개했다"며 "중국 측에서는 이 문제가 매우 복잡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 대변인은 "해당 사안을 다루는 데 전제 조건은 모든 관련 당사자가 평화를 위한 대화를 촉진하고, 우크라이나 위기를 가열시키기보다 냉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건 모든 측면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앞서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의 화상 회담 내용에 대한 양국의 발표에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중국 측이 회담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와 제재의 철회, 중국 기업에 대한 공평한 대우 등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반면 미 재무부는 옐런 장관이 중국의 불공정하고 '비시장적인' 경제 관행 등 우려 사항들을 솔직하게 거론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들로,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지난 5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사상 최대인 842만t이었다.
이는 4월보다 29%,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한 규모다.
한편, 옐런 장관이 지난 12일 개시한 아시아 순방에서 각국에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을 설득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7개국(G7)이 이미 도입에 합의한 가격상한제는 아직 구체적인 상한선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배럴당 40∼60달러(5만2천∼7만8천원) 수준에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일환으로 연말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예고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통해 러시아로 가는 자금줄을 죄고 유가 상승 압박을 완화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