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음식업계 분위기 다시 급랭, 향토축제장 등도 방역 비상
"휴가 취소·회식 자제"…코로나19 재확산에 몸 사리는 시민들
"사람 많은 물놀이장 대신 개별 수영장 딸린 풀빌라 예약했어요."

충북 청주에 사는 정모(42)씨는 서너 달 전부터 준비하던 여름휴가 계획을 최근 변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스스로 방역 수위를 높인 것이다.

남편과 초·중학생 자녀 2명을 둔 그는 1인당 5만 원 하는 워터파크 입장권보다 2배가량 비싼 강원도의 한 고급 숙박시설을 예약했다.

또 친구 가족과 함께 여행하려던 계획을 바꿔 가족끼리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정씨는 "외부와 접촉을 최대한 줄이면서 여름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며 "지난 3월 가족 전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고생한 적이 있어 비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안전한 휴가를 택했다"고 말했다.
"휴가 취소·회식 자제"…코로나19 재확산에 몸 사리는 시민들
정부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개인과 지역사회의 '자발적 거리두기'를 강조한 가운데 시민 스스로 선제적 거리두기에 나서는 등 방역 고삐를 틀어 죄는 분위기다.

9박 10일짜리 캐나다 여행을 계획했던 김모(52)씨는 "모처럼 가족여행을 준비했는데 세계적으로 재유행하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취소했다"며 "아쉽지만, 이번 여름은 가족과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도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44명이다.

지난 5월 18일(1천21명) 이후 감소해 두 자릿수까지 줄었던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반전되더니 이틀 연속 1천 명대를 기록했다.

확진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감염 재생산지수도 지난달 30일(1.05) 1을 넘어선 이후 빠르게 상승해 1.73까지 올라섰다.

청주의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인데도 취소 요청이 제법 들어오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여행상품 예약도 주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단체회식 등 만남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공공기관 직원 최모(54)씨는 "초복 맞이 삼계탕 부서 회식을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 취소했다"며 "새로 유행하는 BA.5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더욱 강하다고 해 몸을 사리게 된다"고 말했다.

청주시 북문로의 한 한식당 주인도 "5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단체예약이 이번 주 들어 주춤하는 분위기"라며 "어렵게 되살아난 경기가 다시 움츠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휴가 취소·회식 자제"…코로나19 재확산에 몸 사리는 시민들
여름철 특수를 기대하는 관광시설과 향토축제장 등도 코로나19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괴산 수옥정관광단지 물놀이장은 자동 발열검사기 등 방역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물놀이장 관계자는 "아직 별다른 지침은 없지만, 실외에서도 쓸 수 있는 물놀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곳곳에 비치해 방역을 강화할 것"이라며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인원 제한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6∼17일 향수옥천 옥수수·감자 축제를 여는 옥천군은 방역담당관을 현장에 배치해 주기적으로 방역소독을 하고, 실외라도 마스크 착용을 권장할 계획이다.

대학찰옥수수 축제(이달 22∼24일)를 준비하는 괴산군도 손소독제를 비치 등 코로나19 예방대책을 강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