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미국 캔자스주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테슬라의 배터리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파나소닉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 계열사인 파나소닉에너지는 13일(현지시간) 캔자스시티에 신청한 공장 신설에 따른 인센티브 요청이 승인됐다고 발표했다. 파나소닉에너지는 공장 건설에 40억달러(약 5조2300억원)를 투입한다.

파나소닉은 현재 미국 중서부에 있는 네바다주 배터리 공장에서 테슬라에 납품하는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 캔자스주에 지어질 공장에선 신형 ‘4860 배터리’를 양산해 대부분을 테슬라에 공급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기존 50만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8년까지 최대 네 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당초 오클라호마 등을 공장 부지로 검토했다. 하지만 로라 켈리 캔자스 주지사가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시하자 캔자스를 신설 부지로 채택했다.

가즈오 다다노부 파나소닉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시장이 확대돼 배터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미국 내에서 배터리 생산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에너지는 배터리 품질 경쟁력도 강화한다. 파나소닉은 이날 “배터리의 에너지 집약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에너지 집약도를 배터리 셀당 750GWh에서 900GWh로 20% 증대하는 게 목표다. 테슬라의 주력 제품인 ‘모델Y’를 기준으로 주행거리를 100㎞ 가까이 늘릴 수 있는 규모다.

와타나베 쇼이치로 파나소닉에너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화학첨가제를 새로 개발해 배터리 셀에 투입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압을 높이면서도 성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파나소닉에너지의 공장 신축 발표가 전해지자 테슬라와 파나소닉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7%, 파나소닉 홀딩스는 1.04% 상승했다.

테슬라는 올해 미국에서 다섯 번째 공장을 세우며 생산량 확대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운영자금이 불어났지만 배터리 수급난 등으로 생산량은 저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신설 공장을 두고 “돈을 태우는 용광로 같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때문에 공장을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수급받아야 했다. 우군으로 불리는 파나소닉이 생산량을 증대하며 테슬라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