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연예기획사에서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연예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전반적인 노동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소속 연예인이 가장 많은 연예기획사 두 곳을 대상으로 근로 감독한 결과 근로기준법 등 위반사항 12건이 적발됐다고 13일 발표했다. 두 기획사 모두 주 52시간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으며 미지급한 연장 근로수당도 1600만원에 달했다. 또 연예인 일정에 따른 유동적인 근무시간 때문에 로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근로자 대표와 합의해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데도 사용자가 지명한 근로자와의 합의로 이를 대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란 실제 노동시간과 상관없이 노사가 합의한 시간을 소정 근로시간으로 계산하는 제도다.

고용부는 연예기획사 두 곳과 도급관계에 있는 패션스타일리스트 업체(개인 사업자) 10곳에 대해서도 근로 감독을 벌여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43건을 확인했다. 어시스턴트와의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 위반은 7곳, 임금명세서 미교부와 근로자명부 미작성 업체는 각각 6곳이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은 한 곳도 시행하지 않았다. 고용부는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연예인 일정에 맞춰 일하기 때문에 근로일·근로시간이 자주 바뀌고 필요할 때마다 출근해야 하는 업무 특성이 있다”며 “연예기획사에서 도급을 받는 경우 인건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 등으로 어시스턴트에 대한 기초노동질서 위반 사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