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1천 명 조사…'원형 보존' 의견이 '공간 활용'보다 많아
편의시설·대기 시간 등 개선점도…"단순 공간 아닌 특별한 장소로"
청와대가 국민에게 문을 연 지 두 달째 접어든 가운데 관람객 10명 중 9명 가까이는 관람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대통령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간을 다녀간 관람객 다수는 청와대가 현재 모습 그대로 보존되기를 바랐고, 편의시설 확보나 관람 대기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13일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에 따르면 지난달 22일∼26일 청와대를 다녀간 만 15세 이상 관람객 1천 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1%가 관람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38.7%였고, '대체로 만족한다' 37.5%, '약간 만족한다' 1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통이었다'는 답변은 8.0%, '불만족한다'는 답변은 2.9%였다.

관람 만족도를 100점으로 환산한 평균 점수는 83.2점으로 집계됐다.

관람객들은 청와대를 돌아봤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점으로 '청와대 경내 산책 및 조경 관람'(61.8%), '본관과 영빈관 등 실내 관람'(28.3%) 등을 꼽았다.

다른 사람에게 청와대 관람을 추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87.5%가 '그렇다'고 답했다.

'보통'이라는 의견은 10.0%, '비추천'한다는 의견은 2.5%였다.

청와대를 관람하게 된 이유로는 사실상 '금단의 땅'으로 여겨진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컸다.

응답자의 36.9%(복수 응답)는 '대통령의 집무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서' 관람하게 됐다고 답했고,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관람 공간이라서'(29.0%)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청와대 관리와 운영에 있어서는 '보존'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관람객의 64.3%는 우선순위로 '청와대 건물, 자연녹지, 수목 등의 훼손 방지 및 보존'을 꼽았고, '청와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드러낼 수 있는 활용 프로그램 운영'이라는 답변은 23.8%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향후 청와대의 활용 및 관리 방향을 묻자 '대통령의 삶과 역사가 살아있는 현재 모습 그대로 원형 보존'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40.9%(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과거∼현재의 역사와 국가유산이 보존된 근대역사문화공간 조성'이 22.4%로 뒤를 이었고 '박물관 또는 전시관 등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이나 '전통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공연 공간'은 각각 15.2%, 9.9%였다.

본관, 영빈관 등 개별 건물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원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특히 본관의 경우, 응답자의 72.5%가 본래 모습을 유지하기를 바랐다.

대정원과 녹지원 등 녹지 공간 역시 대중음악 공연이나 전통문화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보다는 경관을 보존하자는 의견이 각각 59.3%, 62.6%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하루 최대 4만9천 명이 청와대를 다녀가는 만큼 보완할 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관람객들은 청와대 경내에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32.3%)하고 본관·영빈관 등 실내 관람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31.3%) 등을 가장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추진단 관계자는 "관람객의 소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청와대가 단순한 '공간'(Space)이 아니라 국민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장소'(Place)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