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도입 재개…지난달부터 들어와 농촌인력난 해소 한몫
충북 배정 인원 60% 내달 이후 입국…방역 강화되면 무산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3년 만에 어렵사리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노동력 지원을 받는 농촌 들녘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에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가 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또다시 막힐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또 멎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농민도 긴장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 중단됐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지난달 음성군을 시작으로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올해 도내 10개 시·군에 배정된 1천464명 중 35.7%인 523명이 이미 농가에 배치돼 농작물 수확 등을 돕는 중이다.

지역별로는 음성이 231명으로 가장 많고, 단양 105명, 옥천 58명, 괴산 56명, 영동 39명, 제천 34명이다.

청주, 보은, 증평도 8∼9월 순차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이달 충주에 오려던 네팔 근로자 47명은 현지 사정으로 입국이 지연되고 있다.

이들은 3∼5개월간 국내에 머물면서 농촌 일손을 돕는다.

대부분 힘깨나 쓰는 청장년층으로 구성돼 고령화된 농촌에는 더없이 반가운 존재다.

지난주 캄보디아 근로자 4명을 배정받은 괴산의 한 옥수수 재배 농민(62)은 "옥수수를 수확할 사람이 없어 걱정했는데, 한시름 덜었다"며 "말은 통하지 않지만, 한두 번 시범을 보이면 곧잘 따라 해서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11월까지 옥수수 수확과 가공작업 등을 도우면서 한 달 220만원 가량을 월급으로 받는다.

내국인 하루 품삯(10만∼15만원)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또 멎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농민도 긴장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2015년 괴산군이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지방자치단체가 필요 인원을 법무부에 신청하면 심사를 거친 뒤 단기취업비자를 발급해 농가에 배정하는 방식인데, 농가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전국으로 확대됐다.

충북의 경우 2015년 괴산군이 19명을 도입한 뒤 이듬해 3개 군 116명, 2017년 6개 시·군 342명, 2018년 8개 시·군 615명, 2019년 8개 시·군 837명으로 해마다 인원이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부터는 사실상 사업이 중단됐다.

2020년에는 단 한 명도 들어오지 못했고, 지난해에도 옥천 4명, 음성 6명을 도입하는 데 그쳤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면서 농민들은 또다시 이들의 입국이 막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충북 시·군이 배정받은 인원의 60% 이상은 8월 이후 몰려있어 입국자 방역이 강화될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내달 외국인 근로자를 배정받은 괴산의 한 농민은 "올해는 외국인 근로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농번기만이라도 확산세가 주춤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농촌일손돕기 등을 확대해 부족한 일손을 메꾼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당장 외국인 근로자 도입에 차질은 없겠지만, 전파력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방역 당국의 조치를 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또 멎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농민도 긴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