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 기자, 지난 밤에 미국 증시가 마감했습니다.

이번 하락폭은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둔 우려감 때문인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밤에 나스닥이 2.26% 하락하는 등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했는데요.

미국 시간으로 13일에 발표되는 6월 CPI 발표를 앞두고 투심이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월가에서 6월 소비자물가 지수 CPI가 5월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전망 때문이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6월 CPI 상승률은 8.8%로 전망됩니다.

지난 5월 CPI 상승률 8.6%보다 높은 거죠.

<앵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거네요.

정말 전망대로 이번 CPI가 높게 나온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시장 전망대로 8.8%가 나오거나 전망치보다 높게 나온다면 이번달 말의 FOMC 움직임이 더 강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영향이 큽니다.

지난 5월도 기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CPI가 나왔거든요.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시장의 의견이다보니 FOMC에서 100bp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75bp 자이언트 스텝이 나올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지만 인플레 파이터를 자처한 연준이 100bp라는 극약처방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11일 현지시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 90.6%가 7월 말 FOMC에서 75bp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9.4%는 100bp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달초만 해도 50bp 인상을 지지한 전문가가 13.8%, 75bp를 지지한 전문가가 86.2%였거든요.

굉장히 양상이 달라진 거죠. 실제로 이번 CPI가 시장의 예상치 보다도 높게 나온다면 100bp 인상론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앵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진단에서 연준이 금리를 크게 올릴 수 있다는 거죠?

<기자>

네 하지만 지금의 물가 지표가 현실 상황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늘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오는 13일 발표 예정인 6월 CPI가 높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 데이터는 철 지난 수치"라고 못을 박은 겁니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면서 반영되지 않은 한물 간 데이터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시장의 예상을 넘어선 CPI가 발표될 수 있다는 점을 백악관이 암시한 거고 이미 7월 들어 물가가 떨어지고 있으니 6월 CPI에 너무 놀라지 마라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전문가들의 시선은 벌써 100bp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군요.

연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기자>

연준에서 주목하는 지표가 물가지표와 더불어서 고용지표인데요.

사실 이 고용지표가 이번에 괜찮게 나왔습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비농업부문 취업자는 전달보다 37만 2천명 늘었습니다.

시장 예상치가 25만명 증가였는데 이보다 훨씬 많았던 거죠.

사실상 완전 고용 수준을 보여주면서 연준에서도 강하게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겁니다.

지난 11일에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번 고용 지표 결과를 언급하면서 “미국 경제 내 성장 모멘텀이 충분하다”면서 “75bp 인상도 미국 경제가 버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상 외로 물가지표가 높게 나올 경우 100bp를 인상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제 남은 FOMC가 7월, 9월, 11월, 12월 이렇게 네 차례인데요.

7월에서 자이언트스텝이 나온다면 나머지는 어떨까요?

<기자>

우선 지난 6월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올해 말 최종 금리를 1.9%로 예상했는데 이번 6월에는 3.4%까지 올랐습니다.

적어도 남은 기간 동안도 50bp 인상이라는 빅스텝은 유지해야 하는 겁니다.

지난달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6월과 7월 75bp씩 인상한 후 9월에 50bp 인상, 11월과 12월에 각각 50bp를 인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나리오대로 계산해보면 올해 말 최종 금리는 3.25~3.5%로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와 맞아 떨어지는 거죠.

물론 이번 FOMC 점도표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살펴야겠지만 지난 6월 FOMC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이렇게 전망해볼 수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일단 7월에 자이언트스텝이 나올 것이라는 것이 주요한 의견이고 더 나아가서 100bp 인상도 나올 수 있다는 건데 어떤 여파가 있을까요?

<기자>

고강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유럽 경제에는 적신호가 켜진 겁니다.

미국 달러화에 비해 유로화가 매우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유로화가 20년 만에 1유로를 1달러로 교환할 수 있는 이른바 패러티(parity) 시대가 현실화됐습니다.

실제로 오늘 오전 한때 1유로에 1,0006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 때문에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도 쉽게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같은 나라들은 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를 급하게 올리면 영향이 크기 때문이죠.

<앵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계속 유로화 가치가 떨어져서 패러티 밸런스까지 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조나스 골터만 이코노미스트는 “머지 않아서 유로와 달러의 패러티가 깨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도이치방크에서도 “유로당 0.95~0.97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패러티마저 깨지게 되면 결과적으로 유럽 내 인플레이션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 경기 침체의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에서는 “수십억 유로의 옵션 계약이 패러티에 걸려 있다”면서 “패러티가 깨지면, 다시 말해 1유로가 1달러도 되지 않는 가치가 된다면 시장에는 난기류가 길 것으로 트레이너들이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수입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유로화 가치 하락의 여파까지 겪어야 한다는 겁니다.

금리 인상 여파가 다각도로 글로벌 경기를 위협하고 있어서 특히나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 기자.


오민지기자 omg@wowtv.co.kr
정점 안 보이는 ‘인플레’…100bp 인상론 '솔솔' [GO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