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너지 위기로 유로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1유로 가치가 사실상 1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로화는 한국시간 이날 오전 한때 1유로에 1.0006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날 오전 11시 36분 현재는 1.0026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로써 미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연초 이후 약 12%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유로화 가치가 2002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유럽 에너지 위기로 유로화 약세…20년만에 처음 '1유로=1달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럽의 에너지 공급이 위기를 맞으면서 유로화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이전 러시아로부터 가스의 40%를 공급받았던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제한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러시아는 독일행 '노르드 스트림' 가스관의 가스 공급을 약 60% 줄였다.

이 같은 에너지 위기는 유럽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6%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21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ECB 기준 금리는 -0.50%다.

이번에 11년 만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상 폭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CB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독일이 지난주 연료 가격 급등과 전반적인 공급망 혼란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상승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상품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유럽의 경제 여건은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 달에도 이를 되풀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유로화 가치의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미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글로벌 FX 리서치 책임자인 조지 살라벨로스는 유로화가 0.95∼0.97달러 범위에서 거래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였던 때는 2001년 5월로 1유로당 0.85달러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