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셀대 학생들 캠퍼스에 세운 소녀상, 독일 전시성폭력 논의 확산 계기 되길"
독일 역사학자 "日 위안부피해 부정, 국제사회 용인 부당"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하는 것과 국제사회가 이를 용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독일의 전시성폭력 전문 역사학자가 지적했다.

레기나 뮐호이저 함부르크 학술문화지원재단 소속 역사학자는 지난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바로 전시성폭력에 대한 죄의식 부족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게 가능하다는 것, 국제사회가 이를 용인하는 것은 전시성폭력에 대한 죄의식 부족의 전형적인 예"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독일군의 2차 세계대전 당시 점령지역 전시성폭력 등을 연구해온 역사학자인 뮐호이저는 평화의 소녀상을 캠퍼스에 영구설치한 카셀대 총학생회 주최 학술회에서 발표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뮐호이저는 "만약 일본이 수십만 명의 어린 여성들을 학살했다면, 일본 정부는 이런 책임을 부정하는 태도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전시성폭력이라는 유형의 폭력이 이런 방식으로 부정될 수 없도록 우리는 이 문제에 더 전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셀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캠퍼스내 소녀상 영구설치를 결정한 것에 대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는 소녀상이 한일분쟁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전시성폭력을 비롯해 훨씬 많은 것에 관한 상징이라는 것을 뚜렷하게 드러낸다"고 말했다.

독일 역사학자 "日 위안부피해 부정, 국제사회 용인 부당"
뮐호이저는 "전시성폭력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나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에서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셀대 학생들은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은 수많은 저항을 무릅쓰고 얼굴을 드러내면서 공개적으로 나서 거듭 피해를 증언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 공감하고, 이를 기억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멋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나 연합군이 범한 전시성폭력에 대해서도 독일내에서 직시하고, 분석하고, 논의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뮐호이저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이 끝날 무렵, 독일 여성들이 연합군에 의해, 독일 점령지역 여성들은 나치 독일 국방군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