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현실화시 李 치명타…'비대위·징검다리전대' 등 시나리오 '당권투쟁 점화'
징계 피하면 기사회생 전망…혁신 드라이브에 친윤 그룹과 본격 주도권 다툼 전망
李 "가장 신난 윤핵관, 무책임한 대포차…이철규 "스스로 파멸·남 탓, 후안무치"
정갑윤 "당 살리기 위한 희생"…일부 원로들, 李 선제적 자진사퇴 권고키도
윤리위 D-1…이준석·국민의힘 '운명의 날' 앞두고 긴장 속 촉각(종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의결할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윤리위는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것은 물론이고 집권 초반 여당 내부 권력 지형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점에서 당 안팎에서는 숨죽인 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6일 현재 이 대표의 징계 여부와 징계 시 수위에 대해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4단계 징계 수위 중에서 '제명'과 '탈당 권유'는 물론이고 최대 3년까지인 '당원권 정지'의 경우도 이 대표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인 점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이상의 처분이 나오면 대표직을 수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대표 측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위의 어떤 징계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만약 징계가 현실로 다가온다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정 공방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표의 징계 시나리오와 맞물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차기 권력투쟁 및 당권 구도의 향배다.

국민의힘 당헌은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이면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열게 돼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새 대표 선출 때까지 권한대행을 맡는다.

윤리위 D-1…이준석·국민의힘 '운명의 날' 앞두고 긴장 속 촉각(종합)
단, 새 지도부의 임기는 전임 대표의 잔여 임기까지다.

이 대표가 만약 이번에 징계를 받고 물러난다면 새로 뽑힐 지도부의 임기도 내년 6월에 끝나는 셈이다.

이에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전대를 2번 열어야 한다는 부담을 들어 아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다음 새 지도부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연말·연초쯤 전대를 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비대위원장이 마땅찮은데다가 집권 초반 여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부담을 들어 애초 당헌대로 잔여 임기를 수행할 '징검다리 전대'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징검다리 전대'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가 다음 전대에도 출마할 수 있을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잠재적 당권주자별로 자신들이 처한 여건에 따라 선호하는 시나리오가 엇갈리는 등 셈법이 복잡하게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윤리위가 이 대표를 징계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이 대표 입장에서는 그간 발목을 잡던 이슈에서 벗어나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이 대표는 자신이 띄운 혁신위원회를 통해 당 혁신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당내 친윤(親尹) 그룹과는 더욱 뚜렷한 각을 세우면서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에 돌입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경고' 또는 비교적 단기간의 '당원권 정지' 처분이 나오더라도 이 대표는 불복,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여론전을 강화하리란 전망이다.

윤리위 D-1…이준석·국민의힘 '운명의 날' 앞두고 긴장 속 촉각(종합)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이 대표와 윤리위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가운데 원로 그룹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중도 사퇴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갑윤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이 대표를 만나 사실상 자진 사퇴를 종용했다고 한다.

정 고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다쳐도 안되고 당이 그래도 안되고 정부가 그래도 안되니까 판단을 잘 하시라고 했다"며 "오늘날 당이 있기까지는 당을 살리기 위한 희생도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인제 전 의원도 SNS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당과 이준석 모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 조각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용퇴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YTN에 나와 "아무 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지금 남은 주장들은 '제발 당을 위해서 선택을 해달라' 이런 것들밖에 없다"며 "두세 달 동안 때린 다음에 한두 달 지나 보니까 '굉장히 많이 여론에서 비토 받는 것 같아. 너 그러면 책임져야 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되면 글쎄요"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가장 신난 분들은 소위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분들"이라며 "번호판 다 숨기고 남의 번호판 달아서 무책임하게 운전하시는 분들처럼 지금 대포차 같이 정치를 하고 계신 것"이라고 당내 친윤 그룹에 대한 비판을 이어 갔다.

이에 친윤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겨냥해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 같지 않으면 듣지 말아라.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며 "세상 사람들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며 남 탓을 해대는 사람을 칭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자라고 한다"고 썼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며 "당은 다양성을 먹고 산다.

이 대표가 물러날 경우 이 다양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이 대표를 감쌌다.

이런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 의장 등의 국가재정전략회의 참석으로 7일 최고위 일정이 취소되면서 윤리위 당일 이 대표의 공개 일정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