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감소세를 지속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여름 휴가철 재유행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어젯밤 12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8147명으로 40일 만에 가장 많았다. 주말 영향으로 확진자가 적었던 전날의 약 3배, 1~2주 전에 비해서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재유행 국면이 시작됐을 수도 있는 만큼 정확한 상황 파악 및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상황은 여러모로 녹록지 않다. 백신 접종 또는 감염에 따라 형성된 면역력이 시일의 경과와 함께 약해졌다. 접종이나 감염 후 생긴 면역력은 4개월 뒤부터 감소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행 확산 여부를 가름하는 감염재생산지수(Rt)도 1.05로 3월 넷째 주 이후 처음으로 1.0을 넘어섰다. 거리두기 해제와 더불어 사람들의 이동량이 대폭 늘어났고,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함께 에어컨을 가동 중인 실내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감염 확산의 큰 요인이다.

무엇보다 염려되는 것은 기존 우세종인 스텔스 오미크론(BA.2.12.1)보다 전파력이 세고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진 BA.5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다. 지난주 BA.5 검출률은 28.2%로 전주의 2.7배로 급증해 향후 재유행을 이끌 것으로 방역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재유행이 본격화할 경우 하루 확진자가 최대 15만~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병상은 현재 점유율 10% 미만으로 여유가 있지만 병상과 의료진 등을 철저히 점검해 둬야 한다. 지난 1일부터 전국에 1만2651개의 코로나19 진료기관(호흡기환자 진료센터)을 통합 운영 중이고 검사와 대면진료, 치료제 처방까지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은 현재 6220개에서 1만 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흐트러진 국민들의 경각심이다. 백신 접종이나 감염에 따른 집단면역 형성은 일시적일 뿐 시간이 지나면 약화하고 사라진다는 점을 방역당국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돌파 감염이나 면역회피 변이는 이런 약점을 파고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