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성 리볼빙 개선안 마련 중…고금리 대출시 상환능력 고려해야"
"대손충당금 충분히 적립하고 무리한 확장·고위험 자산 확대 자제해야"
금감원장, 여전사에 "금리인하요구권으로 고객 금리부담 줄여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드사와 캐피탈사에 금융 소비자를 위해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활성화해 고객의 금리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5일 강조했다.

또한, 취약층 보호를 위해 여신전문금융사들이 자체 운영 중인 채무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고금리 대출 취급 시 상환 능력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여신전문금융사들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 확보와 더불어 무리한 영업 확장 및 고위험 자산 확대를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에서 여신전문금융권의 유동성 및 건전성 등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복현 원장은 오는 9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것과 관련해 "여신전문금융사가 자체 운영 중인 프리워크아웃 등 채무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재무적 곤경에 처한 차주가 조기에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올해 8월부터 회사별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 공시가 시행되므로 고객 안내 강화 등을 통해 신용도가 개선된 고객의 금리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용액이 급증한 결제성 리볼빙에 대해선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 있지만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리볼빙 설명서 신설, 취약차주 가입 시 해피콜 실시, 금리산정내역 안내, 금리 공시 주기 단축 등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원장은 여신전문금융사의 가계 대출의 경우 취약층이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많다면서 "취약차주에 대한 고금리 대출 취급 시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 취급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적했다.

이달부터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조치 이후 현금서비스, 결제성 리볼빙 등 DSR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며 가계 대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여신전문금융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도 강조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당시 여전채 신규 발행이 중단됐던 점을 언급하면서 "유동성 리스크가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리스크며 업계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 자금 조달계획도 점검해달라"면서 "추가적인 대출처 확충이나 유상 증자 등 대주주 지원방안 등을 통해 만기도래 부채를 자체적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복현 원장은 "단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무리한 영업 확장이나 고위험 자산 확대는 자제해달라"면서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위해 미래전망을 보수적으로 설정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 대출 확대를 우려하면서 "대출 취급 시 담보물이 아닌 채무상환 능력 위주로 여신심사를 하고 대출 취급 이후에는 차주의 신용위험 변화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감원은 모든 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하는 등 기업 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와 기업 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복현 원장은 규제 완화에 정책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장은 "디지털 전환 추세를 고려해 겸영 및 부수 업무의 범위, 여전업별 취급 가능 업무의 경우 금융업과 연관된 사업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에 확대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진출 시에도 금감원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신전문금융사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