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에 낙찰된 '뱀파이어 퇴치 키트'와 이를 소유했던 윌리엄 맬컴 헤일리(1872∼1969). /사진=연합뉴스
2000만원에 낙찰된 '뱀파이어 퇴치 키트'와 이를 소유했던 윌리엄 맬컴 헤일리(1872∼1969). /사진=연합뉴스
영국 귀족이 소유했던 '뱀파이어 퇴치 키트'가 2000만원에 낙찰됐다.

3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영국의 '핸슨 옥션' 경매에서 해당 키트가 1만5736달러(약 2042만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경매에 나온 '뱀파이어 퇴치 키트'에는 십자가와 성수, 나무 말뚝과 망치, 묵주, 고딕 성경, 황동 촛대, 한 쌍의 권총과 황동 가루 등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를 쫓아낸다고 알려졌던 물품이 들어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키트는 영국 귀족이나 영국령 인도 관리였던 윌리엄 맬컴 헤일리(1872~1969)의 소유물이었다.

헤일리는 명문 옥스퍼드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를 졸업한 당대의 지식인으로, 뱀파이어 퇴치 기구에 흥미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핸슨 옥션 측은 "귀족 사회에서 최고 지위에 있었고, 상원 의원에 올랐던 사람이 이런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흥미롭다"면서 "이는 흡혈귀 신화가 모든 계층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뱀파이어를 죽이는 일은 매우 심각한 과제였고, 뱀파이어 퇴치를 위해 특정 도구와 방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는 역사 기록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에서 다수의 입찰자가 경매에 참여하는 등 '뱀파이어 퇴치 키트'는 예상보다 인기가 높았다.

핸슨 옥션은 당초 이 키트의 경매가를 2000~3000파운드(314만~472만원)로 예상했으나 실제 경매에서는 최저 예상가의 6배 넘는 가격까지 올랐다.

치열한 경쟁 끝에 이 키트를 차지한 영국인은 "매력적이며 이야깃거리가 될만한 물건"이라면서 "참신함과 역사적 가치에 이끌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