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전력시장 개편 및 에너지 정책 방향' 세미나
"전기요금 합리적 결정 체계 필요…국민 공감대 중요"
정부가 올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한 가운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해 합리적 요금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합리적인 전력시장 개편 및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정부와 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의 주요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59% 수준으로 37개국 중 36위이고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 대비 87% 수준으로 37개국 중 22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경우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으로 ▲ 원전의 수출 산업화 및 원전 생태계 활력 제고 ▲ 원자력 에너지협력 외교 강화 ▲ 차세대 원전 기술·산업경쟁력 강화 ▲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등을 꼽았다.

기조강연에 이어 발제에 나선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전기요금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라며 "이를 위해 도입된 원가연동제의 정착과 전기요금 규제 기관의 독립성·전문성 확보를 통한 합리적 요금 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패널 토론자로 참여한 조성봉 숭실대 교수는 "한전의 영업 손실은 전기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돈을 결국 납세자가 지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전기요금 정상화는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조 교수는 "한전 중심의 전력 독점구조는 소비자의 선택을 막아 전력산업의 발전과 역동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를 통해 전력 판매 부문의 경쟁을 제한적으로나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력구매계약은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병기 서울대 교수는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화석연료 업종의 고용과 지역경제가 입게 될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는 만큼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시장과장은 "모든 발전 에너지원이 단일시장에서 단일가격으로 거래되는 구조는 연료비 등 가격 변동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전원별 특성을 고려해 전력시장을 다원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무엇보다 가격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한 전력시장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를 고려한 과학적, 경제적, 민주적 전원 믹스(석탄, 원자력, 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구성)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