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사례로 배우는 지역주택조합
법무법인 강산

참 답답한 하루였다. 「지역주택조합의 진실」이라는 책을 발간한 후에 여러 곳에서 자문을 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있고, 오늘도 국가기관에 자문을 하는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주택조합이 땅을 사기 위해 평당 1억원을 지급하였다. 총4,000억원을 조합원들로부터 받았거나 PF로 마련하였는데 그 중 땅 매입대금으로 2,000억원 정도가 쓰이고 나머지는 쓴 곳을 모른다. 조합 총회 비용으로 1회에 1억원씩 사용하였다. 조합장 임기가 종신제이다. 처음 조합원 가입시에 아파트 1채 값이 7억원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13억원을 내라고 한다. 토지가 100% 확보되었다고 선전하여 조합에 가입하였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합장을 힘들게 바꾸었는데 조합 돈을 쓴 자료가 하나도 없다. 신탁회사가 자금관리를 맡아 안전하다고 했는데 신탁회사는 업무대행회사가 청구하는 대로 돈을 인출하여 주어 현재 조합 돈이 모두 사라졌다. 조합원들이 총회를 소집하고 싶어도 조합장이 소집을 하여 주지 않고 조합원들 요구로 총회를 소집하려고 규약을 보니 조합원 50%이상이 총회 소집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하여 조합원 명부를 달라고 하니 명부를 주지 않아 총회를 소집할 길도 없다. 조합원 1인당 평균 3억원씩 냈는데 이제는 1원도 못 건지고 조합이 부도나게 되었다. 지주조합원으로 가입하면 펜트하우스를 준다고 하여 가입하였다.”는 등등의 이야기이다.

본래 지역주택조합은 가난한 서민들이 돈을 모아 아파트를 저렴하게 마련하도록 고안된 제도인데, 언제부터인가 이 제도가 변질되어 이제는 서민들을 울리는 수단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 하루속히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때까지 우선 서민들이 스스로 조심하여야 한다.

서민들은 아파트 값이 싸다고 조합에 가입을 하는데, 이 아파트 값이 마지막까지 지켜지지 않는다는데 모든 문제가 있다. 조합가입계약서를 읽어보지도 않고 가입을 한다. 아니 읽어 보아도 내용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조합가입계약서에는 조합원들에게 추가 부담금을 내라고 할 것이라고 명확히 쓰여 있다. 그런데 조합원들은 가입당시 아파트 값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스스로 믿는다. 또한 이익이 나면 업무대행사가 모두 가져가고 반대로 손실이 나면 조합원들에 추가로 부담시키겠다고 쓰여 있는데도, 이를 스스로 믿지 않고 추가 부담금은 없다고 생각하고 가입을 한다. 땅을 100% 확보하였다고 선전 하지만 막상 정확한 사업부지를 공개하고 등기부등본을 공개하지는 않는데도 그냥 믿는다. 조합규약은 어떤 내용인지 신경도 쓰지 않는다.

참으로 두려운 현실이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 현 지역주택조합제도이다. 물론 제대로 하는 선량한 지역주택조합도 있다.

지역주택조합을 가입하고 싶으면 반드시 공부를 하고 가입을 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국토부는 즉시 지역주택조합 제도를 개선하기를 촉구한다. 이미 가입한 조합원들은 두 눈 부릅뜨고 조합을 감시하여야 돈을 잃지 않는다. 참 가슴이 멍한 하루다. 서민들을 위한 제도가 오히려 서민들에게 독이 되는 현실을 목격한 것 같아 씁쓸한 하루다.<법무법인 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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