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보고서 공개…"미신고 핵 물질 관련해 신뢰할 만한 해명 내놓지 못해"

이란이 핵폭탄 1개를 제조하는 데 거의 충분한 양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국 내 핵 물질 조사와 관련해 신뢰할 만한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가 30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AEA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란이 비축한 순도 60%의 우라늄이 43.3㎏에 달해 3개월 전보다 10㎏ 가까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IAEA의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 이란의 이 같은 순도 60%의 우라늄 비축량은 핵 무기 1기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 분량을 웃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AEA는 또한 이 보고서에서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순도와 무관한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총 3천809.3㎏에 달한다며, 이는 2015년 서방과 이란이 체결한 핵 합의의 제한선보다 18배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IAEA는 이날 발간된 또 다른 보고서에서는 이란이 자국 내 세 곳에서 앞서 탐지된 미신고 핵물질과 관련해 명확한 해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불신을 드러냈다.

WSJ은 이런 내용을 담은 두 건의 IAEA 보고서를 회원국들이 회람하고 있다며, 이들 보고서로 이란의 핵 활동이나 미국이 2018년 일방적으로 중단한 이란 핵 협상 복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WSJ은 또한 두 건의 보고서는 내달로 예정된 IAEA 이사회에서의 격렬한 논쟁을 예고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이 핵 활동을 중지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서방국들의 제재를 해제하기로 2015년 이란과 합의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지 2년 만인 2018년 일방적으로 이를 파기했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순도를 핵무기급에 가까운 60%까지 높이는 등 핵 활동을 재개했고, 자국 내에서 발견되는 핵 물질에 대한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란 내 핵 물질이 몇 년 전 이뤄진 이란의 핵무기 생산 활동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한다.

이란은 자국 내 핵 활동에 대한 IAEA의 조사가 내달 종료돼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핵 협상 복원 노력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이 자국 내 핵 물질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IAEA가 밝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은 사찰 종료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 핵 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라지만, IAEA의 이란 핵 물질 조사 활동이 중단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지 않으며, 원자력 발전과 연구 목적으로 농축 우라늄을 제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란, 핵폭탄 1개 제조에 거의 충분한 농축우라늄 보유"(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