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도 화성지구 주택 건설·식량생산 성과 다그쳐
북, '40년전 영화 주인공처럼 살자'…"방역위기 뚫고 성과내야"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주택건설과 식량생산에서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한다고 주민들을 다그쳤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수령께서 바라시는 일, 하라고 하신 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 제하의 기사에서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주택과 함경남도 연포남새(채소)온실농장 건설사업, 농사를 주요 경제과제로 언급하며 이같이 독촉했다.

특히 1983년 제작된 예술영화 '시련을 뚫고'까지 소환해 영화 속 주인공의 태도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전후 복구건설 시기 7천 세대를 건설할 자금과 자재로 1만 세대를 지을 수 없느냐는 김일성 주석의 물음에 "수령님께서 바라신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주저 없이 집행을 다짐한다.

또 '반당 종파분자'의 태업으로 위기에 처한 기중기 제작사업을 도맡은 주인공이 홍수로 다리가 유실된 강을 건너다 부상을 입지만 결국 노동자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며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이 주인공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평양시 복구건설을 진두지휘해 김 주석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던 내각 건설상 최재하다.

그의 아들은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최휘 당시 노동당 부위원장이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 공개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4일 TV를 통해 이 영화를 방영하기도 했다.

신문은 "수령께서 바라시는 일, 하라고 하신 일은 곧 인민을 위한 일이라는 것, 바로 이것이 영화의 주인공의 삶과 투쟁의 굳은 신조"라며 이 주인공은 "삶과 투쟁의 훌륭한 교본"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악성비루스(바이러스)의 유입으로 조성된 방역 위기 상황은 지금껏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엄혹한 시련"이지만 "이것이 혁명의 새 승리를 향한 우리의 진군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제일 무서운 것은 악성비루스가 아니라 당 결정을 무조건 끝까지 관철하겠다는 신념과 의지가 흔들리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방역위기를 타개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새 승리를 이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엄혹한 방역형세'에도 경제과업을 달성해야 한다고 채근하며 조급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북한은 전날 기준 코로나19 의심 신규 발열환자 수가 집계를 시작한 지난 12일 이후 처음으로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동시에 경제활동을 조기에 정상화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