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제재 결의 거부권 행사 해명…"코로나19 확산중 추가제재 무책임"
러 "안보리 대북 결의 대신 의장성명 제안했으나 미국이 무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이 러시아 등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된 것과 관련, 러시아는 제재 결의가 아닌 의장 성명 채택을 제안했으나 미국이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26일(현지시간)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뒤 러시아의 입장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안보리는 이날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응징으로 유류 수입 상한선을 감축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가결하지 못했다.

네벤쟈 대사는 미국이 대북 제재 결의안을 마련하면서 러시아의 권고를 무시했으며,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란 러시아 측의 사전 성명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결의안을 안보리 의장 성명 형식으로 바꾸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담은 결의안과 미국이 선택한 제재 정책 자체는 역내 안보를 보장하지도 미사일·핵무기 비확산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 강화는 전망이 없을뿐더러 그러한 조치에 따른 결과 측면에서도 아주 위험하다"면서 "2016~2017년 채택된 일련의 대북 제재는 무엇보다 북한 일반인의 생활에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북한에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를 가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북한의 전염병 상황은 몹시 어렵다"면서 "북한인들이 도전에 당면한 때에 새로운 제재를 제안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하며,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도전을 계기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북한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벤쟈 대사는 북한이 제재 위협에 굴복해 무장해제로 나아갈 전망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문제를 신중하게 연구하는 모든 사람은 북한이 제재 강화 위협을 받아 조건 없이 무장을 해제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전망이 없음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 수용가능한 정치·외교적 해결책 모색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동북아 지역의 견고한 안보 체제 수립을 위한 유일한 방안임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를 비롯한 관련국들이 모두 한반도 문제 해결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독점적 문제 해결 시도가 아니라 모든 역내 관련국들의 동등한 참여만이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