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 월경의 날···월경도 공부가 필요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매달 여성들은 '볼드모트'를 만난다. 월경은 <해리포터> 시리즈 속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악당처럼 온다. 개인차가 있지만 여성은 평균적으로 10대 중반부터 약 35년간 매달 월경을 한다. 그런데도 월경을 말하는 건 금기시된다. 생리, 대자연, 마법, 멘스···. 대체어도 많다. 어쩌다 아이돌 가수가 월경을 언급하면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유난을 떤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보자고 만든 날이 있다. 바로 오늘이다. 5월 28일은 '세계 월경의 날'이다. 2013년 독일의 비영리단체 ‘워시 유나이티드(WASH United)’가 월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한 기념일이다. 여성 신체에 대한 이해와 자기 긍정을 위해서는 월경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봤다. 여성의 평균 월경 기간인 5일과 평균 월경 주기인 28일을 의미를 담아 날을 골랐다.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월경과 여성의 몸에 대한 올해 신간 3편을 소개한다.



올해 이전에 출간된 월경 관련 책도 살펴볼 만하다. <이것은 나의 피>(엘리즈 티에보 지음, 클), 말하는 몸 1·2권(박선영·유지영 지음, 문학동네) <월경의 정치학>(박이은실 지음, 동녘) 등이다. <생리를 시작한 너에게>(유미 스타인스·멜리사 캉 지음, 제니 래섬 그림, 다산어린이) <소녀X몸 건강 교과서>(윤정원·김민지 지음, 홍화정 그림, 우리 학교) 등 성교육을 위한 책도 있다.
이 참에 월경을 소재로 삼은 문학 작품도 읽어보면 어떨까. 예컨대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에 수록된 단편소설 '몸하다'가 있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월경이 멈추지 않더니 남성과의 결합 없이 갑자기 임신을 한다. 임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출산 후를 대비해 '아버지'가 요구되는 상황을 그려낸다. 소설을 읽다보면 '정상적 출산과 가족이란 무엇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천운영의 <바늘>에 실린 단편소설 '월경' 역시 여성의 신체를 대비하면서 여성성이라는 경계에 대해 질문한다. 월경(月經)을 통한 월경(越境)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