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미국에 이어 아시아 증시를 덮쳤다. 최근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 기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도 다시 26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19일 코스피지수는 1.28% 내린 2592.3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이후 3거래일 만에 2600선을 다시 이탈했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4828억원어치, 90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투자자가 5168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기관의 매도세 속에 0.89% 내린 863.80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일 후 전날까지 4거래일 동안 2.98% 상승하면서 반등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전날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가 4.04% 급락하자 국내 증시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88%, 2.20% 하락 마감했다. 네이버, 카카오, LG전자, LG생활건강, 셀트리온 등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도 속출했다. 엘앤에프(8.51%)와 LG에너지솔루션(1.34%) 등 2차전지 관련주만 상승세를 나타냈다. 엘앤에프가 LG에너지솔루션과 7조1953억원 규모의 양극재 거래 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89% 내렸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1.70%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2.54%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만 0.36% 상승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선물이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 반전하자 아시아 증시도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추가 하락해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2600선 아래에서 분할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2018년에도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았는데, 지금은 당시 조정 폭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시장금리 오름세가 어느 정도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여 2분기 말~3분기 초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