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찰 분황사 준공식…종교계, 해외 성지순례 본격 재개 전망
조계종 150명 인도 방문…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 성지순례단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여전한 가운데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전통 사찰인 분황사가 문을 열면서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 불교 순례단이 18일 현지를 방문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국내 주요 종단들은 예정돼 있던 많은 국내외 성지순례 행사를 취소했다.

일부 종단에서는 코로나 사태 초기 감염병 전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성지 순례를 감행했다가 참가자들 사이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 시국에서 종교행사가 중단되거나 축소 운영된 터라 성지순례는 언감생심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2년여가 흐르며 감염병이 관리 가능한 상황에 접어들고, 대규모 확산 위험도가 낮아지면서 고대했던 성지순례가 부활한 것이다.

조계종은 '붓다 성도지'로 알려진 부다가야의 분황사 준공식 참석 등 인도 성지순례를 계획하며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많은 이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고 한다.

종단에서 주요 소임을 맡은 스님은 물론 불자들도 2년여 만에 찾아온 성지순례에 대거 참여하면서 순례단 규모는 약 150명까지 늘어났다.

종교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계종의 인도 성지순례를 계기로 다른 종단에서도 해외 순례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계종 150명 인도 방문…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 성지순례단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 도착한 순례 참가자들은 한국에서처럼 방역용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으나 마스크 너머 표정은 밝아 보였다.

이들은 분황사 준공식 외에도 붓다가 성도 후 처음으로 설법한 사르나트, 세계 최초의 대학으로 꼽히는 날란다 대학 등도 순례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이날 델리공항 인근 한 호텔에서 열린 만찬에서 "오늘 함께 동참해주신 사부대중에게 감사드린다"며 "특히 분황사 건립에 시주해주신 설매, 연취 보살님에게 큰 박수를 드린다"고 밝혔다.

두 여성 불자인 설매·연취보살은 2019년 분황사 건립을 위해 종단에 50억원을 희사했고, 이를 계기로 사찰 건립이 본격화됐다.

두 보살은 이번 순례단 일원으로 참여해 분황사 준공식에 참석한다.

설매보살은 17일 인천공항에서 델리행 항공편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와 만나 "너무 감사하다"고 환하게 웃으며 "혼자가 아닌 모든 불보살의 가피로 이뤄졌다"고 겸손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