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에 野 이례적 기립박수로 '예우'…사전환담도 화기애애
野, 尹대통령 선관위에 고발 '정국급랭' 불가피…대국민사과 요구도
與, 여론전 병행 '한덕수 인준' 압박…"법사위 못 준다? 합의 파기"
尹, '협치' 손 내밀었지만…추경·한덕수·원구성 '곳곳 암초'(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6일 만인 16일 국회를 찾아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지만, 실타래처럼 얽힌 여야 대치 정국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당장 추경안 심사를 앞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데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와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린 형국이다.

일단 이날은 윤 대통령의 '국회 데뷔일'인 만큼 시정연설이 진행된 본회의장 안팎에서만큼은 충돌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시정연설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에게 "대통령이 처음 국회에 오는 날이니 최대한 예우하자"는 '지침'을 내렸고, 윤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90도에 가깝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하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의 '23분 사전 환담'에서도 각종 현안에 대한 '뼈 있는 농담'이 오가긴 했으나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국은 또다시 급랭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무소속 강용석 경기지사 후보와의 통화에서 "김동연(민주당 후보)을 공격해야지 왜 김은혜(국민의힘 후보)를 공격하느냐'고 발언한 것은 선거 개입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尹, '협치' 손 내밀었지만…추경·한덕수·원구성 '곳곳 암초'(종합)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다시 한번 윤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앞으로 더는 선거 개입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불법 관권선거는 꿈에라도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합당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상임고문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너무 어처구니없는, 황당무계한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며 "진상을 규명해서 객관적 사실에 따라 엄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물론 임명 강행이 예상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보류 중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각종 논란이 불거진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거취 문제를 놓고도 바짝 날을 세웠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앞서 "협치와 협력을 원한다면 국회에 오기 전에 할 일이 있다.

수준 이하 양심불량 장관 후보자와 비서관들을 먼저 정리하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서실 인선까지 문제투성이인 것을 보면 국민 눈높이에 대한 고려나 야당의 협력에 대한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며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주장했다.

특히 사실상 임명 초읽기에 들어간 한동훈 후보자와 관련,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민주당은 정부 추경안에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빠진 것을 두고도 '말 바꾸기'라며 대대적 공세를 벌이고 있어 추경 심사 또한 적잖은 험로가 예상된다.

아울러 상임위 '상왕'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줄 수 없다는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어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협상도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尹, '협치' 손 내밀었지만…추경·한덕수·원구성 '곳곳 암초'(종합)
새 정부 출범 초기 높은 국정 지지도를 등에 업고 각종 개혁 과제를 서둘러야 할 정부·여당으로선 속이 타들어 가는 분위기다.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거야(巨野)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 운영에 동력을 실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국회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당장 총리 인준 문제가 시급한 상태다.

가·부결 여부를 떠나 일단 총리 인준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을 진행하자는 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성적이 매우 나쁘다"며 "내일(17일)이라도 좋으니 빨리 (총리 인준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어 새 정부가 순조롭게 출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진통이 예상되는 추경안 심사와 관련해서도 대야 공세에 집중하며 여론전을 폈다.

특히 세수 추계 오류를 지적하며 '송곳 심사'를 벼르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엉터리 주장'이라며 방어막을 폈다.

권 원내대표는 "세수 추계한 사람이 누구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민주당의 홍남기 (전) 부총리"라며 "민주당의 주장은 옹색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 회의에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 지체 없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과 민생회복 나선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이번 추경의 의미를 강조했다.

尹, '협치' 손 내밀었지만…추경·한덕수·원구성 '곳곳 암초'(종합)
정국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이는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이라며 역공을 가했다.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다른 당이 하는 것이므로 상식대로 해야 한다"며 "전임 원내대표 간에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에 주기로 합의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6·1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민주당 이재명 후보(인천 계양을)를 겨냥해 발의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제한법'도 정국의 불쏘시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상임고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참 후안무치한 적반하장당이다.

이게 국민의힘의 본질"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