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교수·권준욱 원장·배현주 교수 등 물망…정은경 유임론도
복지장관 임명 지연에 질병청장 자리도 안갯속…하마평 무성
새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의 다른 축인 질병관리청장의 인선도 지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차관급 20명의 명단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 추가 인사를 단행하는 등 차관급 인선을 대부분 마무리했지만 방역정책을 끌고갈 핵심 수장인 질병청장 인선은 미뤄놓고 있다.

16일 질병관리청과 의료계 안팎에서는 차기 질병관리청장에 백경란 교수,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배현주 한양대 의대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정은경 현 청장의 유임론도 부각되고 있다.

백 교수는 현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의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추천으로 인수위에 참여해 새로운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설계하는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유행기인 2019년~2021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맡았고 코로나19백신안정성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만큼 차기 질병관리청장 가능성이 크다는 소문이 있다"며 "여성 티오(TO)까지 고려하면 제일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사이기도 한 권준욱 원장은 보건·의료와 방역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 질병청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행정가라는 점이 장점으로 뽑힌다.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보건복지부(보건사회부 포함)에서 의료정책과장, 방역과장, 전염병관리과장, 건강정책국장, 대변인 등을 지냈고, 메르스 사태 때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을 맡았다.

복지장관 임명 지연에 질병청장 자리도 안갯속…하마평 무성
코로나 유행기에도 국립보건연구원장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을 겸임하며 일선에서 활약했다.

배현주 교수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며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감염병 전략을 기획했다.

정은경 청장의 유임론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정호영 복지장관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임명이 불투명해지면서 전보다 더 부각되는 양상이다.

새 정부가 국민 반감에도 불구하고 정호영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고자 할 경우 상대적으로 호감형 이미지를 가진 정은경 청장을 유임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정 후보자가 낙마한다고 해도 방역의 한 축인 복지부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정은경 청장마저 바로 교체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내세워 온 'K-방역'을 '정치 방역'이라고 비판해왔던 새 정부가 'K-방역'의 상징적인 인물인 정 청장을 재발탁하는 데 대한 부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청장은 지난 11일 새 정부 출범 후 첫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는 다른 일정으로 인해 불참했지만 13일 회의에는 참석하는 등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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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