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가 연간 180만t가량 매립·소각되는 닭 돼지 소 등 동물 사체에서 가정용·산업용 바이오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그동안 국내에서 음식물, 하수 슬러지, 축산 분뇨 등에서 가스를 추출한 사례는 많았지만 동물 사체에선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폐기물 발생과 탄소 발생,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대안 기술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삼천리는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미활용 복합 바이오매스 활용 에너지 전환 실증 기술개발’ 지원 사업 주관사로 최종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국내에서 살처분되거나 폐사 또는 도축되는 동물의 사체 폐기물은 연간 180만t에 달한다. 그동안 전량 매립되거나 소각됐다. 이 과정에서 부지 부족과 침출수 발생, 소각에 따른 대기오염 문제가 컸다.

동물 사체가 바이오매스로 재활용되면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 동물 사체는 작게 분쇄된 뒤 별도의 소화조에서 적정 온도를 가하고 미생물을 투입하면 서서히 분해되며 가스를 발생시킨다. 이산화탄소 등 불순물을 제거하면 순수한 메탄가스만 남게 돼 난방·취사용으로 공급된다.

이 사업엔 삼천리를 비롯해 SK인천석유가스와 가스정제회사인 바이오엑스, 폐수처리회사인 웨니와 소화조 기술회사인 케이이씨시스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세라믹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부산대, 서울시립대, 인하대, 한양대 등 11개 기관이 참여해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총 연구비는 430억원 규모다.

컨소시엄은 2026년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해 연간 120만㎥의 바이오메탄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메탄 생산량은 2030년까지 두 배, 2050년까지 다섯 배로 늘릴 방침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