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용 감독 "가리봉동에서 해외로 확장된 세계관"
마동석 "장첸·강해상 누가 더 세다고 말할 수 없는 맹수들"
한국형 히어로 마동석의 맨주먹 세계관 '범죄도시2'
마동석은 액션 연기에서 허리띠를 손에 감는 정도를 제외하고 별다른 도구를 쓰지 않는다.

거구 탓인지 동작이 별로 커 보이지 않는데도 악당들은 평소보다 멀리 나가떨어진다.

'맨주먹으로 나쁜 놈을 때려잡는다'는 단순한 권선징악 스토리를 계속 변주하지만, 관객들은 맨주먹이 가져다주는 통쾌함을 쉽게 외면하지 못한다.

마동석이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 그의 작품들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어 부르는 경우도 찾아졌다.

오로지 맨주먹으로 권선징악을 실현하는 배우 개인의 캐릭터만으로 구성된 세계관이다.

'범죄도시 2'는 마동석의 맨주먹 액션에 연속적인 사회·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더해 좀더 그럴듯한 세계관 구현을 시도하는 영화다.

마동석이 연기하는 금천경찰서 강력반의 정의로운 형사 마석도가 극악무도한 악당을 맨주먹으로 때려잡아 응징한다는 이야기의 줄거리는 전편과 같다.

한국형 히어로 마동석의 맨주먹 세계관 '범죄도시2'
'진실의 방'과 특유의 유머 코드 등 마석도를 상징하는 장치들도 여전하다.

전편에서 조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이 연출하고 강력반 동료 등 출연진도 거의 변함 없어 주고받는 호흡이 잘 맞아들어간다.

다만 무대를 가리봉동에서 베트남 호치민으로 옮기고 마석도의 맞상대를 장첸에서 강해상(손석구 분)으로 교체했다.

경찰영화의 단순한 줄거리는 외국에서 펼쳐지며 살이 붙었다.

악당의 범죄 스케일이 커지고, 외국 땅에서 수사권이 없는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풍성해졌다.

마석도와 강력반장 전일만(최귀화)은 원래 베트남 공안에 자수한 한국인 범죄자를 데려오는 단순한 임무를 맡아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자수 배경에 한국인 관광객 납치와 살인을 서슴지 않는 강력한 악당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추격이 시작된다.

영화 후반부 한국 도심에서 벌어지는 차량 추격전 등 볼거리가 늘었다.

한국형 히어로 마동석의 맨주먹 세계관 '범죄도시2'
전편의 흥행에는 윤계상이 연기한 중국 옌볜 출신 조직폭력배 장첸의 존재감도 크게 기여했다.

손석구의 마스크는 윤계상보다 악해 보이고, 강해상은 장첸 못지 않게 잔혹한 폭력을 휘두른다.

그러나 장첸의 인상이 너무 강력했던 탓인지, 도끼 액션과 비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최종 혈투가 어쩔 수 없이 그의 부재를 떠올리게 한다.

이번에도 신스틸러로 등장하는 이수파 두목 장이수(박지환)가 옌볜 사투리를 구사하며 장첸의 빈자리를 조금 메꾼다.

마동석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이터널스'로 마블 히어로 군단에 합류했다.

애초부터 후속편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범죄도시'는 마동석의 치솟은 이름값에 힘입어 한국형 범죄액션 프랜차이즈를 지향한다.

현재까지 반응은 괜찮은 편이다.

132국에 선판매됐고 북미와 대만·홍콩·몽골 등지에서는 한국과 동시에 개봉한다.

한국형 히어로 마동석의 맨주먹 세계관 '범죄도시2'
제작사는 11일 시사회에 이어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었다.

브라질·싱가포르 등 외국 언론은 '장첸이 호랑이라면 강해상은 사자'라는 마동석의 비유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등을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마동석은 "두 맹수가 모두 잔인하고 악랄하지만, 누가 더 세다고 말할 수 없고 서로 각자 개성 있는 맹수라서 그렇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마석도의 상대를 '빌런'으로 부르고 시대적 배경의 연결성을 강조하며 이른바 '마동석 세계관'을 부각시켰다.

이상용 감독은 "가리봉동에서 해외로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했다.

마동석은 "1편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 이미 여덟 편 정도의 프랜차이즈를 생각했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정해놨다"며 "여러 형태로 변형되겠지만 마석도 중심의 액션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개봉. 106분. 15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