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멤버 이동욱 감독, 선수단 물의·성적 문제로 해임
NC 이동욱 감독 "누군가는 책임져야…좋은 추억 안고 떠난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창단 멤버' 이동욱 전 감독은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좋은 추억을 안고 떠나겠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이동욱 전 감독은 11일 경질 발표 직후 통화에서 "난 괜찮다"며 "감독으로서 최근 벌어진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라며 "앞으로 NC 선수단을 많이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NC는 이날 선수단의 일탈행위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이동욱 감독을 해임하고 강인권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NC는 지난해 선수 4명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술판을 벌였다가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 등 문제를 일으켰고, 최근엔 한규식 전 코치와 용덕한 코치가 원정경기가 열리는 대구의 한 주점에서 주먹다짐해 경찰조사를 받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NC는 최악의 분위기 속에 올해 9승 24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NC는 "이동욱 전 감독을 구단 고문으로 위촉하고 예우할 예정"이라며 "당분간 차기 감독 인선 작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NC 이동욱 감독 "누군가는 책임져야…좋은 추억 안고 떠난다"
이동욱 전 감독은 2011시즌이 끝난 뒤 수비 코치로 신생팀 NC에 합류했다.

이 전 감독은 팀 간판타자로 성장한 주전 2루수 박민우 등 많은 내야수의 발전을 도왔고, 다양한 수비 전술을 구사하며 팀 전력을 끌어올렸다.

이동욱 전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2018년 10월 김경문 전 감독에 이어 NC의 2대 감독에 취임했다.

이 전 감독은 부임 후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진야구'를 팀에 접목하며 팀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에겐 따뜻한 리더십으로 존경받았고, 대외적으론 뚝심 있는 리더의 모습을 보였다.

이 전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NC는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트로피를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 전 감독은 팀 내 불미스러운 일과 변화의 바람에 휘말리며 지휘봉을 놓게 됐다.

선수들의 방역 지침 위반으로 맹비판을 받은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 분위기를 쇄신한다며 선수단에 변화를 줬다.

영구결번 후보로 꼽히던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KIA 타이거즈)을 잡지 않았고, 임창민(두산 베어스), 김진성(LG 트윈스) 등 주축 불펜 투수들을 방출했다.

김태군(삼성 라이온즈), 강진성(두산)도 트레이드와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이적했다.

외국인 타자 에런 알테어도 재계약하지 않았다.

대신 NC는 자유계약선수(FA) 박건우, 손아섭, 새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를 영입하며 변화를 선택했다.

NC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맴돌았다.

최근엔 코치들이 폭행 사건으로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팀 분위기는 더 암울해졌다.

NC는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등 징계를 마친 선수들의 합류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자 NC는 '창단 멤버' 이동욱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 전 감독은 구단의 결정을 깨끗하게 받아들였다.

이 전 감독은 "당분간 마산 집에서 머리를 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