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끝났어.”애써 그림을 그리던 남자는 힘없이 손을 떨궜습니다. 굳어버린 손끝에서 빠져나온 붓이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었습니다. 아름다운 인상주의 그림을 그리며 인기와 명성을 얻었던 남자.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이 그의 삶을 바꿨습니다. 다행히도 목숨은 건졌지만, 그 후유증으로 몸의 왼쪽이 불편해지고 말았습니다.하필 남자는 왼손잡이였습니다. 그가 자랑하던 경쾌하면서도 섬세한 표현은 이제 불가능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남자가 할 수 있었던 건 투박하고 거친 붓질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남자를 두고 말했습니다. “매일 밤 술을 벌컥벌컥 마시더니…. 언젠간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어. 이제 그 남자는 끝이야.”하지만 절망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남자에게는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이 있었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붓을 집어 든 남자는 또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초인적인 괴력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함정에 빠져 모든 걸 잃고 눈이 멀어버린 성경 속 사나이, 삼손. 남자는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된 삼손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캔버스 속 거칠고 떨리는 선들 사이에서는, 남자도 몰랐던 삶에 대한 새로운 의지가 솟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로비스 코린트(1858~1925). 독일 출신의 인상주의 화가이자 표현주의의 선구자였습니다. 고통, 그림이 되다“나는 예술가가 되기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다.” 노년의 코린트는 자서전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 말대로였습니다.코린트의 아버지는 독일 시골 마을 농부 집안의 막내아들이었습니다. 스물여덟 살이 된 그는 공장을 하나 갖고
블랙핑크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발표한 '아파트'(APT.)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18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21일(현지시간) 공개된 최신 차트에 따르면 '아파트'는 전주보다 4위 하락한 12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아파트'는 이 차트에 4위로 처음 진입한 이후 2위, 5주 연속 3위, 4위, 5위, 28위를 기록했다.올해 들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던 캐럴이 밀려나면서 2위로 급상승해 6주 연속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주 순위는 8위였다.블랙핑크 동료 멤버 리사가 도자 캣·레이와 협업한 '본 어게인'(Born Again)은 전주보다 20위 하락한 34위로 2주 연속 진입했다.방탄소년단(BTS) 지민의 솔로 2집 타이틀곡 '후'(Who)는 20위 하락한 37위로 누적 25주째 '톱 100' 순위에 들었다.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피겨 스케이팅은 잔혹하게 아름다운 스포츠다. 하얀 빙판 위에서 사람의 몸이 만들어내는 움직임과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는 보는 이들에게 경이로운 순간을 선사한다. 신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점프와 스핀, 선율에 맞춰 빚어내는 환상적인 코레오 스퀀스와 이나바우어. 5분 남짓한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을 위해 선수들은 빙판 위로 수없이 몸을 던져야 한다. 피겨 선수들이 끊임없이 부상과 싸우는 이유다. 지난 13일, 중국 하얼빈에서 한국 남자 피겨의 새 역사를 쓴 차준환(24) 역시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나가기 직전까지 끊임없이 부상과 싸워야했다. 본 무대에서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다고 한다. 부상 부위가 스케이트에 계속 닿을 수 밖에 없는 까다로운 부위였던 탓이다. 부상을 달래가며 훈련을 병행해야 했다. 부상에 흔들려 열정을 잃지 않도록 자신이 좋아하는음악과 구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했다. 그리고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의 새 역사가 됐다. 2010년 김연아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 피겨의 첫 장을 연지 15년 만에 차준환은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같은 날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채연과 함께 겹경사를 만들어내며 한국 피겨에 '대형 사건'을 만들어냈다. 차준환은 한국 피겨 팬들에게 특별한 존재다. 김연아의 활약으로 피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던 2011년, SBS의 피겨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차준환은 처음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알렸다. 아역배우 출신의 피겨 꿈나무로 출연한 그는 커다란 눈망울의 요정같은 외모로 다부지게 피겨 기술과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