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84명 구조…광주 신축아파트 붕괴 때도 활약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구조견 루비'는 미국의 경찰관이 보호소에서 데려온 개 루비와 파트너를 이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루비는 발달한 후각 능력을 바탕으로 사체를 찾아내고, 실종자 위치를 탐색해 귀중한 인명을 구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선진국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구조대의 탐색 작업에 구조견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 소방기관도 119 구조견을 인명 수색 등에서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광주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도 9살 래브라도 리트리버 '소백' 등 구조견이 매몰자를 발견하는 공을 세웠다.

최근에는 지난달 28일 중앙119구조본부 영남특수구조대 구조견 '토리'가 전북 순창군 강천산 군립공원에서 실종자를 찾아낸 덕분에 실종자를 병원에 이송할 수 있었다.

119구조견은 특수임무를 위해 고도로 훈련된 개다.

사람과 비교해 최소 1만배 이상의 후각 능력과 50배 이상의 청각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분야별 임무 유형에 따라 산악구조견, 재난구조견, 수난구조견, 사체탐지견 등으로 나뉜다.

구조견은 산악 실종 사고나 건물 붕괴, 매몰 사고 등에서 기상악화로 첨단장비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충실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구조견에는 친화력, 환경 적응성, 체력 등이 요구된다.

모든 품종의 개가 다 구조견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먼 셰퍼드, 래브라도 리트리버, 말리노이즈, 보더콜리, 잉글리시 스프링어 스패니얼 등 5개 품종이 활용된다.

한국의 지형 여건과 날씨 등 환경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후보견 선정부터 훈련 과정, 공인인증평가까지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구조견 양성에는 평균 24개월이 걸린다.

구조견 1마리를 키워내는 데는 인건비를 제외한 순수 비용만 6천만∼7천만원이 든다.

구조견이 사고 현장에서 활동할 때는 항상 '핸들러'로 불리는 구조대원과 팀을 이뤄 수색한다.

핸들러와 구조견의 교감이 중요한데, 구조견이 은퇴할 때까지 파트너 관계가 계속된다.

구조견은 매년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정해진 교육을 받아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구조견은 5∼6년간 현장에서 활동한 뒤 8∼9살에 은퇴한다.

이후에는 무상 분양돼 일반 가정의 평범한 반려견으로 남은 '견생'을 살아간다.

119 구조견은 최근 5년간 산악실종 사고, 붕괴사고 등 각종 재난 사고에 총 3천389차례 출동해 184명을 구조했다.

소방기관의 119 구조견은 1998년 강원도 원주 소방서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는 2011년부터 구조견 양성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는 전국 8개 시·도 소방기관에서 34마리의 인명구조견이 활동 중이다.

소방청은 구조견을 2026년까지 48마리로 늘려 건물 붕괴나 산악 사고 등의 초동 대응 능력을 높일 계획이며, 화재조사견, 수난구조견, 사체탐지견 등도 양성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 119구조견교육대 이민균 훈련관은 "구조견은 '살아있는 탐색장비'로 사람과 교감하면서 현장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어떤 첨단 장비보다도 기후나 환경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초동 수색·탐색에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