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中정부 주요기관, 서방 제재 대비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서방 대러 제재에 긴장했나…"中, 대응체계 전방위 점검"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서방이 러시아에 가한 초고강도 제재와 동일한 수준의 제재에 직면할 경우를 상정해 산하 기관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점검에 들어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해당 사안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가 서방의 대러 제재와 유사한 방식의 전면적 경제제재를 받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시험하는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각 기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전례 없이 강력한 제재를 가하자 2월 말~3월 초부터 만약 이런 제재가 중국을 겨냥했다면 과연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규제와 무역 등을 담당하는 중국 정부 핵심 기관들은 서방국이 러시아에 내린 금수 조치 등에 대비해 영향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재정부 및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지난달 22일 HSBC를 비롯한 국내외 은행들과 서방의 제재로부터 중국의 해외 자산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도 나왔다.

중국 정부는 각 기관에 이와 같은 '훈련'을 지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관련 소식통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기본선상에 놓고 다양한 방법론을 동원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가한 제재를 중국에도 똑같이 가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 때문에 그러한 제재를 당하면 버틸 수 있는지를 볼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비에도 서방이 러시아와 같은 제재를 실행하면 중국 역시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의 보좌관이었던 에드워드 피시먼은 "중국을 포함한 어떤 국가 경제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제재와 같은 수준의 제재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서구권의 금융 시스템을 대체할 대안은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오랜 기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