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 차, 자기복제 두려움 커…앞으로 10년은 더 어른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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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에서 진양군의 트러블 메이커 곽용주 역을 맡은 배우 곽동연(25)이 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연상호 감독이 집필한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의 눈을 마주한 사람들이 각자의 지옥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혼란을 그린 초자연 스릴러다.
최근 드라마 '빈센조' 속 안하무인 기업 총수 장한서, '그 해 우리는' 속 표절 작가 누아 등 악역에 가까운 역할들을 맡아온 곽동연은 '괴이'에서는 '순수 악(惡)'에 가까운 곽용주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신선함을 줬다.
갑자기 마을에 찾아온 재앙을 보며 재밌는 게임이라도 발견한 듯 크게 웃어대고, 신나게 그 혼란 속으로 뛰어들어 사람들을 죽여대는 곽용주는 광기 어린 눈빛과 그로테스크한 미소를 통해 오히려 한층 더 매력적으로 표현됐다는 평을 받는다.

애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고,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면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가치관이나 관념들이 뒤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친한 사이에서 서로를 혐오하는 사이로 변질된 용주와 한도경(남다름)의 관계에는 "용주한테 도경이는 마지막 남은 인간성의 끈이었다"면서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도경이가 내가 겪은 과거를 똑같이 겪지 않도록, 아빠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주고 싶어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 환경을 잘 극복하고 바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합리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냥 뒤틀린 채로 태어난 인물이 하필이면 시한폭탄 같은 본성을 더 빨리 터지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을 만난 것뿐인 거죠. 특히 용주의 폭력성이 드러나는 장면은 그저 자극을 위해 전시되는 행동이나 언어들로 남지 않길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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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의 결말을 두고는 "악인의 처참한 최후라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한다"고 했다.
하지만 '괴이'의 등장인물 중 최고 악역은 용주가 아닌 군수 권종수(박호산 분)라면서 "어른이고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책임져야 하는 사람인데도 본인의 안위만 생각한다.
나이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할 때 굳이 뽑자면 군수 아저씨가 더 나쁜 놈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어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의 줄임말)에 합류한 소감을 묻자 "원래 감독님의 전작들을 재밌게 봐서 굉장히 기분 좋은 마음으로 작업했다.
제 이름도 곽동'연'이라서 합류할 자격요건이 충족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로 10년 차 배우가 된 그는 "도전에 대한 두려움보다 자기복제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
시청자분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모습들을 계속해서 꺼내놓고 싶다"면서 "앞으로의 10년은 지난 시간보다 좀 더 어른스럽고, 성숙하게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