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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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는 ‘5월에 팔라’(셀인메이·Sell in May)’라는 격언이 있다. 11월~4월 사이에는 수익률이 대체로 높은 시기이므로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5월에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한다.
5월은 팔아야 하는 달일까…"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담을만"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2~2021년)간 5월 유가증권시장의 등락률 평균은 –0.35%로 나타났다. 가장 낙폭이 심했던 해는 2019년으로 –7.34%였다. 반면 상승폭이 가장 컸던 해는 6.44%를 기록한 2017년이었다. 10년 평균으로 보면 5월이 소폭 약세인 것은 사실인 셈이다.

외국인도 5월에 매도세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2012년 1월~2021년 12월)사이 외국인들의 월평균 순매수·순매도 금액을 살펴보면 5월은 순매도 1조3023억원으로 가장 순매도 규모가 컸다. 12월은 순매도 1조2447억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반면 9월은 10년 평균 순매수 금액이 7111억원으로 외국인들이 가장 한국 주식을 많이 산 달로 나타났다.
5월은 팔아야 하는 달일까…"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담을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한국 시장의 경우 해외 거시환경에 의해 ‘셀인메이’ 효과가 나타난 일이 많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가 2010~2021년까지 5월 국내 증시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가장 낮은 해는 2010년(-0.66%)으로 조사됐다. 다른 해 5월과 비교해 2010년 5월은 외국인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한국 주식을 판 한 달이었다는 얘기다. 순매수 강도란 해당 종목 순매수액을 시가총액으로 나눠 100을 곱한 수치다. 특정 기간 얼마나 집중적으로 매수 또는 매도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이정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0년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와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비교적 견조했음에도 외국인들의 ‘팔자’가 이어졌던 시기”라며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과 증시 부진이 함께 나타난 해는 2019년도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달인 올해 5월의 경우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해 ‘셀인메이’가 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등 외부 악재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방어주 성격을 띤 주식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이어져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 돼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은 적은 편”이라며 “과거 사례들을 볼 때 5월달 수익률이 양호했던 주식들은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와 가치주들에 많이 분포돼 있다”고 조언했다.

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