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콜센터 상담건수, 2019년 15만 건→2021년 20만 건
"내국인과의 급여체계 동일화 등 차별 시정해야"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다누리콜센터에서 일하는 이주여성의 업무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이나 경력 차별 시정 등 이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근로 환경은 되레 악화한 것이다.

이주여성 상담노동자, 코로나로 업무 급증했지만 차별 여전
4일 여가부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가정 구성원 등이 다누리콜센터를 이용한 건수는 19만8천92건으로, 1년 전(17만8천452건)보다 9.1% 증가했다.

2019년(15만5천641건)에 비해서는 27.3% 급증했다.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한국 생활 정착을 위해 마련된 다누리콜센터(☎ 1577-1366)는 결혼이민자 출신 직원들이 한국어와 베트남어, 중국어 등 13개 언어로 폭력피해 긴급 지원과 상담 등의 서비스를 연중무휴로 24시간 제공한다.

상담 내용별로 보면 코로나19 관련 내용이 포함된 '생활 정보'가 14만7천여 건으로 74%를 차지했다.

'생활 정보' 상담은 2019년 6만1천여 건, 2020년 10만1천여 건 등 매년 4만여 건씩 늘었다.

이어 이혼 문제 법률지원(7.9%), 부부·가족 갈등 상담(6.5%), 폭력 피해(5.8%) 등의 순이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검사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우울감 상담, 재난지원금 신청 안내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전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콜센터 업무량은 많이 증가했지만, 이곳에 종사하는 인원은 70여 명 수준에서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주노동희망센터가 다누리콜센터와 가족센터, 외국인상담센터 등에서 일하는 이주여성 4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0.6%가 현 직장에서 내국인 직원보다 차별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차별 내용(복수 응답)으로는 급여가 86.8%로 가장 많았고, 승진 기회(41.6%)와 경력 인정(38.2%) 등이 뒤를 이었다.

이주여성 상담노동자, 코로나로 업무 급증했지만 차별 여전
2020년 국정감사에서 나온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직원별 평균임금 현황'에 따르면 센터에서 일하는 결혼이민자 출신 통·번역 지원사와 이중언어코치의 평균 연봉은 각각 2천561만2천원, 2천632만5천원이었다.

이는 센터 행정직원의 평균 연봉인 3천428만4천원의 66% 수준에 불과하다.

송은정 이주노동희망센터 사무국장은 "이주민이 우리 사회 정착을 위해 다누리콜센터에 의지하는 빈도는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과는 달리 해당 업무를 전담하는 결혼이민자에 대한 임금을 낮게 책정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송 국장은 "단순히 임금 인상 정도가 아니라, 내국인과의 급여 체계 동일화 등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가부 관계자는 "다문화콜센터 상담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상담 역량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