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꽤 괜찮은 해피엔딩 = 이지선 지음. '지선아 사랑해'로 40만 독자에게 희망을 전한 저자가 약 10년 만에 낸 에세이다.
스물셋에 교통사고로 온몸에 중화상을 입고 40번 넘는 수술을 이겨낸 저자가 생존자에서 생활인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살아가기까지 여정을 담았다.
저자는 모두가 끝이라고 포기한 순간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다시 일어나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도우려 나섰다고 말한다.
'저 몸으로 혼자 살 수 있을까' 염려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재활상담학과 사회복지학 등을 공부하며 11년 반 만에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사고 후 수십 번 이어진 수술과 재활 훈련보다 자신을 향한 동정의 눈길과 폭력적인 시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자신을 힘들게 했다고 고백한다.
때로는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가족과 친구, 학교, 교회가 손을 내밀어준 덕분에 수많은 고비를 넘어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어린이 재활병원 설립을 알리기 위해 서울과 뉴욕에서 두 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경험도 소개한다.
혼자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뛸 때 훨씬 덜 힘들고 빨리 갈 수 있었다며 동정심이 아닌 공감과 연대를 바탕으로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어주자고 제안한다.
문학동네. 248쪽. 1만4천원.
▲ 우리는 비슷한 얼굴을 하고서 = 김달님 지음. '나의 두 사람', '작별 인사는 아직이에요' 등의 작가인 저자가 3년 만에 낸 신작 산문집이다.
전작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금 더 넓은 보폭으로 삶 곳곳에서 머물렀던 사람들과 그 시절을 부르며 다시 마주한다.
책은 언제나 삶의 모든 것이 되어준 할머니와 할아버지, 사는 게 녹록지 않았을 세 고모, 삶의 한 부분이자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고 싶은 부모님과 동생들, 가장 많은 편지를 받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저자는 자신에게 글쓰기란 기억에 남아 있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 내 쪽으로 돌아보게 하는 것, 너를 다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해보는 것, 혹시라도 들려올지 모를 너의 대답을 지금 여기에서 기다려보는 것, 그렇게 너를 다시 사랑해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수오서재. 268쪽. 1만4천원.
▲ 울고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면 = 변진경 지음. 시사 주간지 기자인 저자가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들의 생명과 삶을 위협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알리기 위해 전국 곳곳을 심층 취재하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은 아동학대, 스쿨존 안팎 교통사고, 아동 흙밥(흙수저의 밥), 코로나19 교육 공백과 그로 인해 피폐해진 아동 청소년들의 삶, 키즈 유튜버의 아동노동 실태, 재소자 자녀들과 난민 아동들을 향한 혐오 등의 주제를 다룬다.
저자는 사건의 뒤를 쫓고 실태를 고발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제시하고자 한다.
또 어른들이 만든 세계에서 흐릿한 형체로만 존재해왔던 아이들의 인생을 다 함께 밝고 선명하게 그려가자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