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 본선' 서초구서 왠 단수공천?…기초단체장서도 '윤심' 논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 서초지역 국민의힘 책임당원 100여명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서울시당·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초구청장 후보 단수 추천을 배제하고 공정 경선을 할 것을 촉구했다. 서초구청장 선거는 서울시 행정국장 등을 역임한 황인식 후보, 서울시 출신 전성수 전 인천시 행정부시장, 아나운서 출신 유정현 전 의원 등이 예비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심사위원회는 전성수 전 인천시 행정부시장을 단수공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쟁 예비후보는 물론 책임당원들도 공정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단수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는 것은 서초구청장 선거가 이른바 ‘당내경선이 당선’인 지역이어서다. 서초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민선 7기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나온 적이 없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24개 자치구를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의힘(이전 자유한국당) 출신인 조은희 전 구청장(현직 국회의원)이 당선됐다.
전 예비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적 가까운 사이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윤심’이 작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전 예비후보는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학과 1년 후배다. 지난 대선때는 윤석열 캠프에서 민생정책 관련 공약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책임당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는 지역에서 경쟁을 하지 않고 후보를 단수 추천한다는 것은 불공정한 결정”이라라며 “‘챙겨주기’용 공천이라고 밖에 의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 예비후보는 인천시 행정부시장시절 성추행을 당한 임기제 여성 공무원에 대해 조사 확인 의무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보수세가 강한 강남구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당초 14명 예비후보가 난립하던 강남구는 서명옥(전 강남구청 보건소장), 성중기 · 이석주(서울시의원), 이은재( 전 국회의원) 4명을 대상으로 한 경선지역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최근 다시 여성전략공천설이 흘러나오면서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기권에서도 평택시장 후보에 인수위 상임 자문위원이자 도의원 출신인 최호 예비후보가 단수공천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전 평택시장인 국민의힘 공재광 예비후보는 경선을 촉구하며 단식농성까지 벌였다. 하남 역시 시장후보 단수 공천 분위기에 급기야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집단탈당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당 관계자는 “공천잡음은 투명하지 못한 심사·발표 과정과 일부 지역별 유력 정치인 등의 입김이 작용하며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며 ”당내 갈등과 무소속 출마 등으로 확산하며 지방선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