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당 600원' 서민 간식으로 일군 경제공동체…연간 100억 매출
전시체험문화 공간인 '안흥찐빵모락모락마을' 내달 2일 본격 운영

"1개당 600원의 소박한 서민 간식인 안흥찐빵 덕에 지역 경제가 모락모락 성장하고 있습니다.

"
과거 주린 배를 달래주던 추억의 찐빵. 손으로 빚어 만든 찐빵 하나로 연간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경제공동체로 거듭난 산골 마을이 있다.

[통통 지역경제] 안흥찐빵의 뽀얀 김처럼 지역경제도 '모락모락'
영동고속도로 새말 나들목을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따라 평창 방면으로 차를 달리다 보면 나오는 작은 시골 마을. 강원 횡성군 안흥면 '안흥찐빵마을'이다.

마을 입구에는 '빵양팥군'이라는 찐빵과 팥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관광객을 반긴다.

안흥찐빵은 횡성군의 8대 명품 중 하나로 지역 경제의 일익을 담당한다.

이 마을의 안흥찐빵 관련 업체는 손찐빵 11곳, 기계찐빵 3곳 등 모두 14곳이다.

종사자 수는 70여 명 남짓으로, 대부분 어르신이다.

하지만 연간 매출액은 손찐빵이 40억 원, 기계찐빵이 60억 원 등 총 100억 원에 달한다.

한때 찐빵 제조 방법과 지리적 상표등록 등을 놓고 손찐빵과 기계찐빵 업체 간 분쟁 탓에 안흥찐방의 명성이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통통 지역경제] 안흥찐빵의 뽀얀 김처럼 지역경제도 '모락모락'
'찐빵 하면 안흥'하는 안흥찐빵의 정수는 전통 방식을 고수해 만드는 손찐빵이다.

소박한 찐빵 하나에도 혼신의 힘을 불어넣어 손으로 빚어 쪄내는 정성이 듬뿍 담겼기 때문이다.

국내산 팥을 4시간 이상 푹 삶아 소를 만들다.

밀가루는 막걸리와 계란으로 반죽한 뒤 숙성시킨다.

숙성한 반죽을 동그란 빵 모양으로 빚은 뒤 따뜻한 아랫목에서 다시 한번 숙성과정을 거쳐 가마솥에 쪄낸다.

이 같은 전통 방식은 작은 시골 마을을 전국적인 명소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통통 지역경제] 안흥찐빵의 뽀얀 김처럼 지역경제도 '모락모락'
손찐빵에 들어가는 팥도 대부분 안흥에서 생산한다.

팥 생산 농가는 100여 농가로 연간 60t가량을 농협과 계약해 손찐빵 업체에 공급한다.

1개당 600원짜리 찐빵 하나로 단단하게 얽히고설킨 경제공동체인 셈이다.

전국에서 인정하는 대표 먹거리인 안흥찐빵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매년 안흥찐빵축제가 열린다.

안흥찐빵을 주제로 한 전시체험문화 복합공간인 '안흥찐빵모락모락마을'은 지난 2월 문을 열고 시범 운영을 거쳐 내달 2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시범운영 기간인 지난달 24일 기준 1천344명의 체험객이 모락모락마을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안흥찐빵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한 유료 이용객에게 1인당 2천 원의 관광상품권을 지급한다.

횡성루지체험장, 횡성호수길, 풍수원 유물전시관 등 지역 내 유료 관광지를 이용한 관광객에게 징수한 요금에 상응하는 일정 금액을 다시 관광객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자는 취지다.

안흥찐빵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횡성군 안흥면은 사방에서 모여드는 인파로 북적이는 교통과 물류의 요충지였다.

영동과 영서를 오가는 길목인 안흥 오일장터에서는 집에서 만들어 먹던 찐빵을 팔았다.

[통통 지역경제] 안흥찐빵의 뽀얀 김처럼 지역경제도 '모락모락'
1개당 5원짜리 찐빵 하나에 시래깃국도 함께 줬다.

배고픈 서민과 길손들의 소박한 한 끼 식사였다.

1970∼80년대 고랭지 채소를 운반하는 농부들의 새참 거리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안흥찐빵은 1990년대 중반부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르면서 오늘날 전국에서 손꼽는 명물로 거듭 태어났다.

김인기 안흥찐빵협의회 회장은 1일 "전통 방식인 손으로 빚고 국산 팥을 사용하는 안흥찐빵의 맛과 품질 향상에 늘 매진하고 있다"며 "찐빵의 고장 안흥면의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을 전체가 하나가 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