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제 지원 구체 조치 내놓을 것"…부동산 규제 추가 완화 지시
규제 정점 지났다 기대감에 알리바바 주가 15% 급등
시진핑 코로나 충격에 빅테크·부동산 살리기 시사…증시 급반등
시진핑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지도부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술·부동산 산업 규제를 완화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적극 지원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정책 신호를 발신했다.

29일 관영 통신인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이날 시 주석 주재로 열린 경제 대책 회의에서 "플랫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겠다"며 "플랫폼 경제의 특정 개선 문제를 마무리하고 상시적 관리·감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말하는 플랫폼 경제란 알리바바, 텐센트 등 거대 기업들이 주도하는 인터넷 산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 당국은 2020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의 당국 규제 정면 비판 사건을 계기로 전면적인 빅테크 규제에 나섰다.

세계적으로도 독점 등 문제와 관련해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이 존재하지만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는 공산당의 권위에 정면 도전할 정도로 성장한 '신흥 자본가'를 복종시키는 성격이 강했다는 점에서 서방 국가의 규제와는 결이 크게 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정 개선 문제를 마무리하고 상시적 관리·감독을 하겠다'는 정치국의 이번 발언은 반독점, 개인정보 보호, 국가안보 등을 명분으로 한 빅테크 '개혁'이 이제 거의 마무리됐고 향후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추가 규제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나아가 정치국은 "플랫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지원할 구체적 조치를 내놓겠다"고 강조하면서 규제 완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 기조를 큰 틀에서 전환해 빅테크를 향한 적극적인 산업 지원 정책을 펼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중국 수뇌부는 심각하게 침체된 부동산 시장 지원 뜻도 피력했다.

정치국은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조는 견지하겠다면서도 각 지방이 각자의 현실에 맞게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주택 수요를 진작시키는 것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각 지방에 더욱 적극적으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라는 지침을 공개적으로 내린 것이다.

중국 당국은 주민의 평균 소득에 비해 심각하게 치솟은 주택 가격이 장기적으로 공산당의 집권 기반을 위협할 중대 정치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2020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산업을 강력하게 조이기 시작했고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

이에 중국은 작년 말부터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장에 어느 정도 온기를 불어넣으려 해왔는데 이번에 최고 지도부가 부동산 경기를 확실히 살리라는 보다 선명한 정책 신호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수뇌부가 민감 산업이던 기술과 부동산 산업을 확실히 살리라는 정책 신호를 보낸 것은 상하이 봉쇄 등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자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치국은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위기가 초래한 위험과 도전이 증가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 환경의 복잡성, 심각성, 불확실성이 상승하면서 안정적 성장, 고용 안정, 물가 안정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간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의 거친 민간 기업 규제가 초래한 빅테크 사업 위축과 부동산 침체가 중국의 급속한 경기 둔화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코로나19가 초래한 심각한 경제 위기 국면 앞에서 중국 공산당 수뇌부가 '좌향좌' 행보를 접고 확실한 '우향우'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여지도 있다.

이날 정치국이 보낸 정책 신호에 시장은 즉각 환호했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형 기술주가 몰린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는 4.01% 급등했다.

대형 기술주만 모은 항셍테크지수는 10% 가까이 폭등했다.

회사별로 양대 대장주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15.69%, 11.07% 급등했고 메이퇀(15.51%), 바이두(10.30%), 콰이서우(8.98%), 비리비리(12.99%) 등도 줄줄이 올랐다.

중국 본토 양대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도 각각 2.41%, 3.69% 급등 마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