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보다는 측근 여부가 판단기준…'내가 지지하면 공격 표적 돼' 생각도"
성폭력 의혹에도…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측근 미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자신의 측근 인사를 네브래스카주(州)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계속 지지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 인물은 트럼프 정부 백악관에서 농업자문위 의장을 지낸 찰스 허브스터 후보다.

그는 2019년 공화당 행사에서 한 주(州) 상원의원 치마 위로 손을 뻗었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다음 달 10일 경선을 앞두고 다른 후보 2명과 함께 막상막하의 3자 대결을 벌이는 허브스터 후보 본인은 의혹을 제기한 주 상원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허브스터 후보 측은 경쟁 후보 측이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 네브래스카주 유세에 참석해서 허브스터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특히 여러 지역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던 과거 유세와 달리 이번 유세에서는 허브스터 후보에 대한 지지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는 기록에 집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허브스터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그의 '충성도' 때문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허브스터는 2020년 대선 때 친트럼프 단체에 110만달러(약 13억원) 이상을 기부하는 등 재정적으로 지원했으며, 지난해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당시에 해당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로저 스톤 등의 사례에서 보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측근들이 부적절한 행동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을 때 문제 행동 자체보다 자기와 얼마나 가까운 사람인지 여부를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선 참모로 불리던 스톤의 경우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허위 증언과 증인 매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감형·사면을 해준 덕분에 형사 처벌을 면했다.

성폭력 의혹에도…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측근 미는 트럼프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특정 인사를 지지하면 해당 인사가 근거 없는 주장의 표적이 된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발 오라일리 전 폭스 뉴스 앵커가 성추행 의혹을 받았을 때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나쁜 짓을 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인사청문회 때 고등학교 때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자 "만날 수 있는 사람 중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두둔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