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인수하면서 "회사와 임직원을 비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약속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트위터 임원을 '저격'하는 트윗을 올려 사내·외 반발이 거세다.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은 머스크가 전날 트위터에 비자야 가데 트위터 최고법률책임자(CLO)를 겨냥해 "진실한 보도를 하는 언론사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한 것은 엄청나게 부적절했다"는 트윗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타블로이드 매체 뉴욕포스트가 2020년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들 헌터 바이든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간 추문을 기사화한 후 트위터는 뉴욕포스트의 계정을 정지한 바 있다. 당시 뉴욕포스트 계정 정지 결정은 가데 CLO의 관할 업무였다.

트위터는 이후 민주당 후보에 불리한 정보를 검열했다는 비판을 받고 정지 조치를 풀었지만 이에 대해 우파 정치 팟캐스트 운영자가 가데 CLO를 두고 '트위터의 최고 검역 옹호자'로 묘사한 트윗에 머스크가 이같이 답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가데 CLO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힌 동료들은 회사가 공개 성명을 발표하기를 촉구했고, 머스크의 이번 트윗으로 돌연 과거 그 일로 재조사받게 된 가데 CLO는 논란을 키우기보다 이 사태가 조용히 지나가길 바란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머스크는 '트위터는 정치적으로 좌편향적이다'라는 내용의 글귀가 덧씌워진 가데 CLO의 사진을 재차 트위터에 올렸다.

이후 머스크의 팔로워와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이 이 트윗을 2만회 이상 리트윗하면서 후폭풍이 거셌다. 그중 일부가 인도계 여성인 가데 CLO에 대해 성차별적·인종차별적 비난을 쏟아부은 것이다.

이에 트위터 직원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계약서에는 "지분 투자자는 회사(트위터)나 회사 대리인을 비방하지 않는 한 이번 합병 또는 계획된 거래에 대해 트윗을 올릴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트위터 전직 임원도 머스크를 비판하고 나섰다.

2010∼2015년 트위터 CEO를 지낸 딕 코스톨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당신은 당신이 막 사들인 회사의 임원을 괴롭힘과 협박 대상으로 만들었다"면서 "따돌림은 리더십이 아니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에 머스크는 "무슨 말을 하고 있냐고? 나는 트위터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맞받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