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가치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여파다.

27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유럽연합(EU)에 가스 공급 중단 방침을 밝힌 직후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058달러까지 떨어졌다. 2017년 4월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달에만 4% 가까이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게 유로화 약세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중국 기업들이 유로화보다 안전한 달러화를 선호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제인 폴리 라보은행 외환거래팀장은 “러시아가 EU에 대한 보복 조치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유럽에 에너지 안보 위기 경고등이 켜졌다”며 “중국의 봉쇄 조치도 유로화 약세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미국 달러지수(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날 102.31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달러지수는 약 4% 오르는 등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3월 이후 상승세가 계속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효과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경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보다 견실하다는 신호가 시장에 퍼진 것이다. 제러미 스트레치 캐나다임페리얼상업은행 외환전략책임자는 “미국은 일본, 유럽에 비해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을 덜 받는다”며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